전반적인 경기 회복 분위기와 맞물려 최근 부동산 시장에 봄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초 강남권 재건축 단지와 서울 목동, 성남시 분당 등을 중심으로 치솟았던 집값 상승의 파고가 최근에는 동면 상태에 놓여있던 지방의 아파트 분양시장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이 달 들어 문을 연 경남 양산, 부산, 인천, 전남 광주, 화성 동탄 지역 모델하우스에 수천 명의 내방객들이 몰려 드는가 하면, 그간 쌓여있던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부동산 시장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최저점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본격적인 바닥 탈출의 신호인지, 또 이런 분위기가 대세 상승장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 주택 매입 시기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가 주택과 토지 등 부동산 매입의 적기라고 입을 모은다. 참여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동안 10·29대책 등 강도 높은 부동산 투기억제 정책이 취해지고, 경기까지 위축되면서 아파트 등 주택가격이 이젠 더 이상 하락하기 힘든 저점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증시 활황 등 국내 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고, 11월 판교 신도시 분양이 실시될 경우 올해 말부터는 집값이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실거래가 신고제가 실시될 경우 세부담까지 늘어나 올해가 매입 적기라는 설명이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주택 시장은 지난해 말에 이미 바닥을 치고 지금은 상승기에 들어간 상태"라며 "주택은 국지적으로 지난해 수준을 회복해 올해 연간 1~2%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도 "부동산은 경기 후행 성격이 있는데 경기 순환적 측면으로 볼 때 부동산은 내년 이후 본격 상승할 것"이라며 "올해 비수기인 5,6월과 11,12월이 부동산 매입의 적기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현재의 부동산 해빙 분위기가 지난해 하락세에 대한 기술적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참여 정부의 가격 안정 정책이 지속되는 한 적어도 주택 분야에 대한 투자 매력은 없다는 지적이다.
김성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분양시장의 관심 고조는 지난해 하반기에 지나치게 위축됐던 누적 효과가 한꺼번에 터져나오는 착시 현상에 불과하다"며 "이제 주택시장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갈 수 밖에 없어 실제 청약률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투자 유망 토지
주택과 달리 토지는 여전히 투자 유망 상품으로 꼽힌다.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국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행정중심 복합도시를 비롯해 수도권 신도시, 기업도시, 미래혁신도시 등 지방 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토지 부문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도도 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성을 띄고 있어 장기 수익을 노리려면 토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식 연구위원은 "주택은 제도정비가 완료돼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토지는 정부가 지속적인 개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 투자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고종완 대표는 "행정수도 이전 등 정부의 지방 개발 의지가 확고해 토지는 당분간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며 "충청권의 천안 아산과 행정복합도시 인근, 관광레저 수요가 늘어나는 경기 가평, 강원 횡성, 기업도시가 확실시되는 전남 해남·영남·여수 등이 투자 최적지"라고 말했다.
김영진 사장은 "오피스텔은 고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상가는 주5일제 혜택을 볼 수 있는 휴일형 상가를 제외하곤 투자를 보류하는 게 낫다"며 "주택이나 토지는 판교 후광 효과를 입을 서용인, 사업 진행이 빠른 은평·아현·왕십리 뉴타운, 행정중심도시나 기업도시 인근 등이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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