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을 넘어섰지만 연초 이후 주식시장의 기본 성격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1,000이라는 숫자가 주는 심리적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유가 환율 등 연초 큰 문제가 되지 않던 변수들이 부담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도 규모도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아 보인다. 가장 중요한 근거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다. 소비자기대지수 등 심리지표에서 출발했던 경기 회?%B뮈? 대한 기대감이 이제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의 예측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경제주체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1, 2월 중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 및 수출동향은 이 같은 기대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본격적인 경기 회복이 예상외로 빠르게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 아래 주가는 상승기조를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유가 환율 등 해외변수와 외국인 매매동향은 주가의 상승 기울기를 완만하게 하는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유가 상승은 북미지역의 한파 등 몇몇 악재에 따른 결과일 뿐, 재고 동향 등 수급 요인에 있어서는 강세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 당 40달러 이상에서 형성되고 있는 점은 단기적으로 부담일 수밖에 없다.
환율은 보다 구조적인 문제이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선을 위협하고 원·엔 환율도 100엔 당 950원대로 떨어지면서 전반적인 수출경쟁력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물론 현재의 환율 아래에서도 1, 2월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2.7%의 성장을 기록했고, 무역수지 흑자규모도 54억 달러에 달하는 등 직접적 타격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환율 역시 주가의 급상승에 제동을 거는 중요한 악재로 남아있을 가능성은 크다.
외국인 매매동향은 더욱 부담스러워 보인다. 지난해 11월 MSCI지수 재조정 시기에 대만의 편입비중을 늘리면서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 매도규모가 크게 늘어났던 경험이 5월 지수 재조정 시기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당분간 주식시장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화하는 과정을 반영하는 상승 흐름이 유가 환율 등 외부 요인과 외국인 매도라는 수급요인에 의해 제한 받는 모습이 될 것이다.
업종별로는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을 반영하는 소재와 산업재 강세현상이 전세계적으로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내수경기의 회복을 반영하는 금융업의 강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중심축을 형성하는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 보다는 국내 기관에 의해 주도되는 종목군을 선택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영원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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