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 공신이 미국의 대외정책 홍보를 지휘한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최측근이며, ‘홍보 천재’로 불리는 카렌 휴즈(48) 전 백악관 보좌관을 국무부 대외 홍보담당 차관에 임명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이로써 미 국무부는 ‘사무실 처’(Work Wife)로 불리던 콘돌리사 라이스 장관에 이어 20년 넘게 부시의 곁을 지켜온 휴즈 전 보좌관 등 2명의 부시 측근 여성들이 사실상 이끌게 됐다.
휴즈의 기용은 아랍 세계 등 각지에서 갈수록 나빠지는 미국의 대외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는 위기 의식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또한 부시 대통령이 이른바 ‘자유 및 민주주의 확산’에 두 번째 임기의 성패를 걸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휴즈는 외교 경험이 전혀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부시의 이미지는 그가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 2002년 고등학생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부시 곁을 잠시 떠났지만, 지난해 대선전이 시작되자 어김없이 돌아와 자서전 ‘정상에서 벗어난 10분’을 들고 미 전역을 누볐다. 부시의 인간미와 지도력을 알리는 데 주력한 그는 특히 존 케리 민주당 후보와의 1차 TV토론에서 완패했을 때 측근 중 유일하게 ‘적극적으로 맞서야 한다’며 부시에게 따끔하게 잘못을 지적했다. 지지도 열세로 위기에 처해있을 때도 ‘이길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알리는 데 주력해 부시 재선에 가장 큰 공을 세웠다. 텍사스의 한 TV방송국 리포터 출신인 휴즈는 1994년 부시 대통령이 텍사스 주지사 시절 공보비서로 일한 것을 시작으로 두 차례에 걸친 텍사스 주지사 선거와 2000년과 2004년 대선 등 부시의 모든 선거에서 홍보를 맡았다. 부시는 이번에 퇴임 후 역사적 평가를 그의 손에 맡긴 셈이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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