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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예보 스톡옵션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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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예보 스톡옵션 공방전

입력
2005.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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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임원진과 사외이사들에 대한 대규모 주식매입선택권(스톡옵션) 부여를 두고 공방이 일고 있다.

우리금융 측이 대주주인 정부와 예금보험공사의 반대 의견을 묵살하고 스톡옵션 부여 안건을 통과시키자, 예보는 주주총회에서 안건을 부결시키겠다고 벼르는 등 양측이 첨예하게 격돌하는 양상이다.

13일 예금보험공사 등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정부와 예보 측이 스톡옵션 규모를 축소할 것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일 7명의 사외이사들만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사회에서 정회를 하는 진통 끝에 표 대결을 거쳐 4대 3으로 스톡옵션 부여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사회에서 결의한 스톡옵션 규모는 ▦지주회사의 황영기 회장 25만주, 김종욱 부회장 9만주, 박승희 전무 6만주 ▦자회사인 우리은행 이종휘 수석 부행장, 광주은행 정태석 행장, 경남은행 정경득 행장 각 6만주 등 총 163만5,000주(49명). 지주회사와 은행 사외이사 12명에게도 1만주씩의 스톡옵션이 부여됐다.

스톡옵션 행사 가격은 9,282원. 증권가에서는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2008년 우리금융지주의 주식 가치가 주당 1만3,200~1만4,300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 회장의 경우 10억~13억원 가량의 행사이익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정부와 예보 측이 문제를 삼는 부분은 공적자금을 받은 은행이 국민 정서를 무시하고 우량 은행보다도 많은 스톡옵션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우량 금융지주사인 신한금융의 경우 라응찬 회장이 10만주, 신상훈 신한은행장과 최동수 조흥은행장이 각각 8만주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예보 관계자는 "공적자금이 투입되지 않았고 주인이 있는 은행이라면 스톡옵션을 아무리 많이 준다 해도 할 말이 없다"며 "하지만 국민의 세금이 대거 투입된 금융기관이 ‘동기 부여’ 등을 운운하며 정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과도하게 스톡옵션을 챙기려는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영을 통제해야 할 사외이사에 대해서도 대규모 스톡옵션을 지급키로 한 점, 업종 평균 주가상승률 등을 무시한 채 행사 가격을 산정한 점 등도 예보가 문제를 삼고 있는 대목이다.

정부와 예보는 현재 주총에서 스톡옵션 안건을 부결시키는 등 다각도의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 예보 측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주총에서 79%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로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4~5월 우리금융 경영진과 경영계획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때 성과급 지급 조건을 더 엄격하게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측은 물러 설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날 해명 자료를 통해 "투입 공적자금의 원활한 회수를 위해서는 능력에 걸맞은 대우를 통해 뛰어난 경영진을 선임하고 경영 능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며 "경영 성과를 높여 주가를 올리기 위해서는 충분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특히 의결 과정에 대해서도 "외부전문기관에서 제시한 안을 토대로 독립 의결기관인 이사회에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의결한 것"이라며 "예보 측이 제시한 수정안도 이사회에서 논의했지만 다수의 결의로 절충안이 의결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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