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1이 말했어요./ 난 어디를 가든 혼자서 가./ 그게 나 하나야.// 숫자 2가 말했어요./ 우린 완벽한 한 쌍이야./ 하늘로 날아 오르지!// 숫자 3이 말했어요./ 난 삼각형이 지겨워서/ 잠깐 원이 될까 봐…’
숫자 하나하나에 깃든 의미가 동시가 됐다. 거기에 그림이 더해져 수와 시와 그림이 조화한다. ‘수학이 없는 나라는 없을까?’(주니어 김영사 발행)라는 책이다. 수학을 싫어하는 소녀 ‘아인슈타인’은 숫자공부보다 ‘눈밭에서 눈덩이를 굴리는 게 나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아이다. ‘짝이 맞는 신발 두 켤레가 모여 1쌍을 이룬대요/ 신발 4켤레는 4곱하기 2가 된대요/ 그러건 말건 마음에 쏙 드는/ 푸른 색만 고르면 그만이었어요.’
이 못 말리는 아인슈타인에게 수학의 맛을 보여주는 방법이 없을까. 책은 그런 고민에서 비롯됐다. 이를테면 이야기로서의 수학, 수와 수학의 이야기책이자, 그림책인 셈이다. 가령, 4는 동서남북, 5는 반짝이는 별, 6은 운명의 주사위, 7은 천국의 길 무지개, 8은 뱀처럼 꼬인 빙판의 스케이트 자국…
영국 시인 존 아가드가 글을 쓰고, ‘뉴욕과학아카데미 어린이책’ 상을 탄 기타무라 사토시라는 이가 그림을 그렸다. 책에는 ‘마방진’ ‘홀수’ ‘페르마의 정리’ 등 꽤 까다로운 수학의 원리들도 토막 이야기로 실려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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