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촉망 받던 한 여배우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우울증을 앓았다고 한다. 정신과 의사들에 따르면 여성의 우울증 발병률은 남성보다 2~2.5배 높다. 통계상으로도 전체 여성의 10~25%가 일생에 한 번은 우울증을 겪고, 여성 인구의 5~9%(남성은 2~3%)가 우울증 환자라고 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우울증에 더 잘 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목부터 궁금증을 일으키는 ‘여자는 왜?’는 여성이 남성과는 다른 신체구조와 생리현상으로 인해 겪는 각종 질환을 쉽게 소개한 책이다. 송영주한국일보 의학전문 대기자가 같은 제목으로 1년 넘게 한국일보에 연재한 시리즈를 추려 묶었다.
첫 장 ‘마음의 병을 알리는 신호들’은 우울증, 화병, 식사장애, 알코올중독 등의 원인과 치료, 예방법을 일러준다. 여성이 남성보다 마음의 병에 더 취약한 것은 임신과 출산, 육아 등 여성에 부여된 사회적 역할에 대한 스트레스가 원인이기도 하고,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장난 때문이기도 하다.
조맹제 서울대 의대 정신과 교수는 "여성이 정신장애를 호소하는 것은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다"면서 "감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스스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남편 애인 의사 상담가 등 주위에 도움을 청하라"고 조언한다.
2장에서는 여성이 일생동안 480번 정도 치르는 월경 관련 증후군, 생명까지 위협하는 임신합병증, 자궁암 등 여성만의 질병을 소개하고, 3장에서는 남녀 모두 걸리는 질환이지만 여성에게 더 큰 해를 끼치는 위장병, 두통, 심장병, 고혈압 등을 알아본다. 4장은 하이힐로 인한 발 변형, 출산 폐경 등에 영향 받는 치아질환 등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가 어느 날 갑자기 큰 고통을 겪을 수 있는 증상들을 다룬다.
저자는 머리말에 "우리나라 여성들은 살찌는 것, 주름살 생기는 것엔 민감하면서도 자신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에는 무심한 편"이라면서 "여성들이 (질병으로 인한) 위기에 빠졌을 때 당황하지 말고 고비를 용감하게 넘겼으면 한다"고 적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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