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1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임기가 만료된 최태원(사진) 회장의 이사 선임안을 놓고 소버린자산운용과 표 대결을 벌여 찬성 60.63%, 반대 38.17%로 압승을 거뒀다. SK㈜는 또 주총 후 이사회를 열고 최 회장을 3년 임기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선임했다.
이에 따라 SK㈜는 2년 여에 걸친 소버린자산운용과의 경영권분쟁을 마무리 짓고 최 회장의 확고한 경영권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SK㈜의 승리는 주총 전부터 예견됐다. SK 계열사와 특수관계인 지분 15.71%를 확보하고 있는데다 삼성전자와 팬택앤큐리텔이 '백기사'로 나섰고, 기관투자자 38곳 사운데 36곳이 최 회장 이사 재선임에 찬성의사를 표시했기 때문이다. 주총에서는 특히 외국인 지분 가운데 40% 가까이 최 회장에게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SK㈜가 매출 17조3,997억원, 당기 순이익 1조6,448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려 많은 주주들이 최 회장의 경영능력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사외이사 비중을 70%로 늘리는 등 꾸준히 실천해온 투명경영 및 기업지배구조개선 노력도 평가해 준 셈이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그 동안 추진해온 ‘계열사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고, SK㈜의 에너지사업과 SK텔레콤의 통신사업에 더욱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업무도 수행하며 대외활동에도 본격 나설 전망이다.
반면 소버린측은 주총에서 완패함에 따라 국내외 입지 약화는 물론 지난달 1조원을 투자했던 ㈜LG와 LG전자에 대한 경영권 참여에도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주총에는 소버린의 데이비드 매플백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참석, "유죄판결을 받은 최 회장을 이사 후보로 다시 추천한 것은 주주를 경시하는 자세"라고 주장했으나 대다수 주주들의 동의를 이끌어 내는 데 실패했다. 소버린측은 주총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최 회장의 재선임으로 SK㈜ 가치는 엄청나게 저평가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주식시장에 대한 불신도 더 깊어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SK텔레콤도 이날 주주총회를 열어 이방형 SKT 부사장, 변대규 휴맥스 사장, 김대식 한양대 교수,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신임 이사로 선임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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