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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IT한국 무섭게 추격/ '세빗'에 값싸고 품질좋은 디지털제품 쏟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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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IT한국 무섭게 추격/ '세빗'에 값싸고 품질좋은 디지털제품 쏟아내

입력
2005.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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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디지털 가전 기업들 사이에 ‘중국 경계경보’가 내려졌다.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고 있는 ‘세빗(CeBIT)2005’ 행사장에 대거 모습을 드러낸 중국 업체들이 PC, 모니터, 평면TV는 물론 휴대폰까지 눈부시게 향상된 품질의 초저가 제품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신 제품 정보를 빼내려는 중국 업체의 스파이 활동도 기승을 부려 국내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 3위의 휴대폰 제조업체 ‘아모이’(夏新)는 11일 삼성전자, 노키아, 모토로라 등 세계적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모여 있는 25번 전시관에 100여평의 부스를 내고 최신형 3세대 휴대폰을 대거 출품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첨단 3세대 휴대폰 4종. 이중 130만화소급 MP3 카메라폰은 화면을 들어올려 캠코더처럼 변신하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중국 제품이라고는 믿기 힘들만큼 세련된 모양새다. MP3는 물론 MPEG4 동영상 재생 기능도 있는데, 가격은 국산 제품의 절반 수준이다.

아모이 해외사업본부 실라스 우(31) 과장은 "유럽시장에 수출 협상 중이며, 가격은 200~250달러(20~25만원)로 책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 1위의 가전 업체 하이얼(Haier)도 삼성전자와 LG전자 바로 옆에 대형 부스를 내고 10여종의 벽걸이 TV와 모니터, 노트북PC를 전시했다. 유럽인들의 구미에 맞춘 세련된 디자인의 37인치 액정화면(LCD) TV가 2,000유로(270만원)로, 삼성전자나 일본 파나소닉 제품의 절반 값이다.

하이얼 관계자는 "오늘 하루에만 10여건 이상의 수출 상담을 했다"며 "유럽·미주 뿐만 아니라 한국·일본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중국 업체들의 강세는 우리 업체들에게 걱정거리다. 세빗에 참가한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는 "중국 제품들이 전통적인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품질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됐다"며 "중저가 디지털가전과 단말기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게 됐다"며 우려의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중국 업체들이 국내 업체의 첨단 디자인과 기술을 무단 복제하는 것도 위협적인 요소다.

21번 전시관에 입주한 MP3 플레이어 업체 아이리버 관계자는 "다른 전시회에서 중국 업체들이 우리 신제품을 베껴가 낭패를 본 일이 있다"며 "이 때문에 이번 세빗에서는 최신 제품을 진열대에 놓지 않고 미리 약속을 잡은 유럽 바이어들에게만 한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팬택계열도 몇 종의 신제품을 제품 보호차원에서 내놓지 않았으며 삼성전자, LG전자도 첨단 제품의 전시를 자제하고 있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전시회가 중·후반에 접어들면 새벽 시간을 틈타 진열된 첨단 제품을 훔쳐가는 일도 잦다"며 "중국 등 후발 경쟁 업체들의 소행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하노버=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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