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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밀월에 ‘쇠고기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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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밀월에 ‘쇠고기 걸림돌’

입력
2005.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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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이후 가장 양호한 관계"로 불리는 미국과 일본의 밀월 시대에 ‘쇠고기’라는 시련이 닥쳐왔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9일 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에게 직접 전화해 "국내에서 압력을 받고 있어 협력을 부탁하고 싶다. 기한을 제시해 달라"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강력히 요구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나도 수입 조기재개를 하고 싶지만 언제 재개할 수 있는지는 말하기 어렵다"며 "문제가 미일관계를 해치지 않도록 노력하고 싶다"고만 답했다.

두 정상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조기 재개에 협력하자",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도 주고받았지만 쇠고기의 뒷전이었다.

2003년 12월 미국에서 광우병(BSE) 감염소가 발견된 뒤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했다. 일본은 미국산 쇠고기 1위 수입국이고 한국은 2위 수입국이다.

미국은 일본에 줄기차게 "광우병 감염이 안된다는 과학적 평가가 나온 생후 20개월 이하 쇠고기는 수입을 재개해 달라"고 압력을 가했다.

일본은 "모든 출하 쇠고기의 광우병 검사를 필수로 하는 일본의 안전기준에 맞추어 달라"고 미국의 느슨한 검사 시스템을 이유로 들어 거절해 왔다.

자국 내서도 광우병 쇠고기가 발견된 이후 안전기준을 더욱 까다롭게 설정한 일본 정부로서는 미국산에 특혜를 줄 경우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미국은 또 2003년 5월 먼저 광우병 소가 발견돼 수입을 금지해 온 캐나다산을 수입 재개하는 문제로 시끄럽다. 부시 대통령은 캐나다와의 관계를 고려해 수입을 재개할 방침이지만 몬타나주 연방법원이 수입재개 정지 가처분 결정을 내리고 상원도 반대 결의를 채택했다.

미국 쇠고기 업계는 캐나다산 수입 재개로 미국산의 시장점유율이 줄어들 경우 그만큼 일본에 수출해야 한다고 정부에 압력을 가하F고 있다. 쇠고기가 캐나다 미국 일본이 얽힌 복잡한 국내외적 정치문제가 돼버린 것이다.

이 때문에 워싱턴과 도쿄(東京)의 외교가에서는 다음주로 예정된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의 첫 아시아순방을 놓고 "북한 핵보다 쇠고기 협상이 첫 임무"라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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