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59) 금감위원장과 열린우리당 강봉균(62) 의원으로 압축됐던 경제부총리 후임 인선구도에 한덕수(56) 국무조정실장과 신명호(61) 전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가 갑자기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했다. 당초 윤 위원장이 1순위로 굳어지는 듯 했으나 외환위기 책임론 등이 제기되면서 10일 오전에 신 전 부총재, 오후에는 한 실장이 다크호스로 등장, 현재 4파전 구도가 형성돼 있다.
새로운 대안이 부각된 배경은 강 의원과 윤 위원장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몇 가지 약점들이 거론됐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고 시장에서도 우호적 평가를 받고 있지만, 청와대는 여론의 검증을 의식하는 눈치다.
강 의원의 경우 장남 병역 문제가 걸림돌이다. 현재 31세인 강 의원 아들은 1993년 보충역 판정을 받은 뒤 미국 유학을 떠나 현재 미국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아직 병역을 마치지 않은 상태다.
윤 위원장은 외환위기 당시 재경원 금융정책실장을 지냈다는 점에서 책임론을 안고 있다. 특히 참여연대는 "윤 위원장이 1997년 외환위기 직전에 진도그룹에 대한 1,060억원 부당 대출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금감위는 "당시 강경식 전 부총리 지시로 대출가능 여부를 타진했으나 법원에서 책임 없는 것으로 인정됐다"고 변호했으나 논란의 소지가 있다. 또 금감위를 맡은 지 7개월밖에 안 돼 고사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제3의 후보로 떠오른 신 전 부총재는 재무부 제2차관보, 주택은행장 등을 거쳤으며 율산그룹 회장을 지낸 신선호씨의 친형이다.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도 율산 창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서 "율산 인맥이 부활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게다가 "신 전 부총재가 정책 현장을 떠난 지 너무 오래 됐다"는 지적도 제기되면서 한 실장이 제4의 카드로 부각됐다. 청와대측은 "한 실장이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안정적으로 %정책 조정을 해 왔다"고 평가했으나 재경부에서는 산자부 출신인 한 실장의 장악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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