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학교폭력 추방, 사회전체가 나설 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학교폭력 추방, 사회전체가 나설 때

입력
2005.03.11 00:00
0 0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가 공개한 학교 폭력조직 ‘일진회’의 실태는 충격적이다. 학생 1,200여명이 참가한 서울지역 일진회 연합조직 연례행사에서 남녀 학생이 공개적으로 성행위를 하는 ‘섹스머신’과 여학생 파트너를 경매로 거래하는 ‘노예팅’이란 이벤트가 열렸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한 행동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타락상이 아닐 수 없다.

조직이 광역화해 폭력 피해를 겪거나 ‘왕따’를 당한 학생이 다른 학교로 전학 가더라도 학교끼리 연계된 일진회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수 없다는 증언도 나왔다. 폭력 피해 학생을 전학 보내면 해결될 것이라는 교육당국의 대책이 얼마나 안이한가를 보여 준다. 마음에 들지 않는 학생을 폭행하는 ‘때리기 놀이’ ‘왕따 놀이’ 등 폭력행사를 일종의 놀이로 여기는 문화가 퍼져 있다는 설명에는 할 말을 잃게 된다.

성인 조직폭력배를 방불케 하는 이런 조직이 서울에만 600여개 학교에서 활동하고 있다니 교육당국은 도대체 뭘 하고 있었는지 분노가 치민다. 서울시교육청은 "사실 확인을 위해 조사했으나 근거자료가 없었고 일부는 사실과 달랐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실태 조사를 하기는 한 %건지, 다르면 뭐가 다른 건지도 해명하지 못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교육 당국과 경찰은 이제부터라도 일진회 실태 파악에 나서야 한다. 조직이 구성된 지 10년이 넘는다는데 그저 막연히 잘 나가는 아이들의 학내모임이라고만 알려져 있다는 게 말이 되는가.

일진회의 일탈행위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 자칫하면 일부의 ‘겁없는 탈선’이 학교문화를 폭력과 섹스로 오염시킬 지도 모른다. 이번 기회에 학교폭력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 사회 전체가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학부모와 교사,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접근방식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