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7월 서울시가 시행한 시내버스체계 전면 개편은 대중교통 혁명이라고 할 만한 조치였다. 우리 도시권의 교통혼잡비용은 연간 22조원에 이르고 서울은 5조3,000억원으로 연 예산의 3분의 1 수준이다. 서울의 교통여건을 볼 때 대중교통우선정책은 유일한 해법이다. 그러나 노면교통중심의 대중교통체계로는 한계가 있다. 이는 강남대로의 중앙버스차로제에서 잘 보여진다.
강남대로 중앙버스차로의 통행속도는 시간당 17㎞ 내외로 상당히 양호해졌다. 이 속도는 교차로간 평균거리, 횡단보도의 증가 등 도로여건 상 물리적인 한계속도다. 강남 대로는 주변 각종시설의 과밀분포로 통행량은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최상위로, 서울전체 혼잡비의 약 30%를 상회, 노면교통정책의 한계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강남구가 검토중인 모노레일 도입은 국지권 교통해법의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최근 세계 각국은 신교통수단의 도입과 개발로 교통난을 해소하고 신기술을 수출하는 등 고부가 가치의 다면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강남권에서 모노레일과 같은 신교통수단 도입의 필요성은 이러한 외국사례에 비춰 볼 때 당연지사라 하겠다.
모노레일은 도로에 기둥을 세워 한 가닥의 레일로 운행하는 교통수단으로 차로 점유면적 80㎝는 도로의 중앙분리대를 이용하고, 여기에 수림대를 조성하면 녹지대 확보효과도 얻을 수 있다. 수송용량은 혼합교통류에서 버스가 1만~1만5,000명인데 비해, 모노레일은 5,000~3만명으로 수요탄력적이어서 국지권내 교통강도가 높은 지역에 적합하다. 건설비는 ㎞당 250억~350억원으로 지하철의 4분의 1 수준인데 비해 수송용량은 2분의 1 정도이며, 공사기간도 지하철의 약 5분의 1 수준이다. 공사기간 단축 등에 따른 경제성과 민자유치에 따른 수익성은 이미 검증된 바 있다.
강남은 개발이 거의 완료된 지역으로 노면교통이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으며, 판교 등 남부지역의 장래 개발잠재력을 볼 때 도로 확충이 절실하다. 그러나 부족한 용지와 땅값 등을 고려할 때 이는 불가하다. 모노레일은 지상공간을 입체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정시성과 쾌적성 등을 제공하며, 환경친화적이고 도시경관과 조화시킬 수 있는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 물론 주요 수요발생지와의 연결, 지하철과의 환승체계, 공사 중 교통처리대책, 안전문제 등은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
이성모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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