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에서 D램 가격 하락과 원화 강세에 따른 1분기 실적 부진 우려로 정보기술(IT)주가 크게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IT주의 간판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가 곡선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올 들어 삼성전자가 휴대폰 판매에서 LG전자를 월등히 앞서는데다 저평가 매력도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분석되면서 LG전자에 비해 낙폭이 작은 편이다. 가전제품 비중이 높은 LG전자가 원화 강세의 영향을 좀더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좋은 반면, LG전자는 당초 목표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증권 권성률 연구원은 8일 "삼성전자의 1분기 휴대폰 출하대수를 당초 2,325만대로 전망했지만, 지난해 4분기 2,108만대보다 300만대 가량 급증한 2,400만∼2,450만대 수준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반면 LG전자는 2월까지 판매량이 당초 예상한 1분기 판매량의 51% 수준인 650만대 수준에 그쳤다. 이는 LG전자 자체 목표에도 미달하는 수치다.
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신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반면, LG전자는 신모델 출시가 늦어진 것이 주 이유"라고 설명했다. 동원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2월에는 중국 춘절 수요가 강했는데,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 점유율이 높아 LG전자 등에 비해 특수를 누렸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또 "삼성전자는 유럽식 이동통신 방식인 GSM 휴대폰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내수 외에 유럽 수출에서도 선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실적이 1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할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BNP파리바증권은 이날 "대부분의 기술주들이 달러화 약세로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삼성전자는 예상치인 영업이익 2조4,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의견 ‘시장수익률 상회’를 유지했다. BNP파리바증권은 "플래시 메모리 부문이 예상보다 견조하고 휴대폰 부문도 호전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1분기 반도체 매출증가율을 15% 정도로 예상하고 있지만 실제는 20% 이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투자가들도 주가 수준과 이익 모멘텀 등을 이유로 LG전자보다 삼성전자를 선호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해외 투자가들을 만나본 결과, 대다수 투자가들이 연초 이후 20%의 랠리와 원화 강세를 이유로 한국 기술주에 대해 단기적으로 우려의 시각을 나타냈다"면서도 "대체로 LG전자보다는 삼성전자를 보유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4분기 수익이 바닥을 친 것으로 여겨지는 반면, LG전자는 특별한 이익 모멘텀이 없는데도 최근 소버린의 지분 매입 등으로 적정 수준 이상 초과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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