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기술(IT) 전시회인 ‘세빗(CeBIT) 2005’가 독일 북부 도시 하노버에서 10일(현지 시간) 개막한다. 16일까지 총 7일간 열리는 전시회에는 세계 65개국 6,115개 업체가 참여해 통신·인터넷·디지털가전·소프트웨어·사무기기 분야의 첨단 제품을 선보인다.
독일박람회주식회사(Deutsch Messe AG) 주최로 1986년부터 매년 봄마다 하노버에서 열리는 세빗은 원래 정보·사무기기 기업들이 제품을 전시하고 공급 계약을 맺는 견본 전시회로 출발했다. 그러나 IT 붐이 일어난 1990년대 후반부터 규모가 급격히 확장, 유럽 최대의 IT 기기 박람회로 거듭났고, 2002년 이후 컴덱스(Comdex) 등 IT 전문 전시회가 몰락하면서 급기야 세계 최대 규모가 됐다.
첫해 2,142개였던 참가 업체는 6,000개 이상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50만명 이상의 관객이 행사장을 찾아 첨단 IT 기술의 향연을 지켜볼 것으로 전망된다.
노키아, 모토로라, IBM,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소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세계적인 업체가 모두 참여하는 이번 전시회의 관람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모바일 컨버전스’가 어떻게 변용되고, 재창조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컨버전스는 어떤 ‘주제’나 ‘대세’의 단계를 넘어섰다"며 "전 세계의 내로라 하는 디지털 업체 중 누가 컨버전스의 ‘끝장’을 보여줄 지가 세빗 2005에서 가장 기대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지난 수년간 대부분의 IT 박람회를 휩쓸었던 한국 열풍이 이번에도 재현될 것인지 여부다.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최대 크기의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액정화면(LCD)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며 전시회 전체 분위기를 압도했는데, 양사는 이번에도 더 큼지막한 제품을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돼 일본 샤프와 후지쯔 등 경쟁업체들의 맞대응이 기대되고 있다.
이밖에 지난 1년 새 부쩍 높아진 유럽내 국내 휴대폰 제품에 대한 관람객들의 반응이 어떨지, 노키아와 지멘스, 소니에릭슨 등 유럽 휴대폰 업체들의 반격은 어떻게 펼쳐질지도 흥미진진한 대목이다.
하노버=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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