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말 ‘바이 코리아’와 코스닥 열풍에 휩싸여 3,000만원의 돈을 날린 ‘나은행’씨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며칠 전 만기가 돌아온 적금 2,000만원의 운용처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은행의 예금금리도 성에 안차고, 그렇다고 부동산에 투자하자니 영 찜찜하다. 주식 투자가 현실적인 대안인 듯 싶은데, 1,000포인트를 넘어선 지수가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필자는 이 코너를 통해 상장지수펀드 배당주펀드 등 좋은 상품을 많이 추천해 왔다. 그런데 이들 상품 또한 증시가 좋아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즉,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면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무용지물이다. 위에 언급한 나씨의 경우처럼 대다수 투자자들이 마음 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찾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실 고수익도 좋지만 일단은 마음이 편해야 한다. 이런 요구에 어느 정도 부응할 수 있는 상품이 지수연동증권(ELS)으로 대변되는 주가연계상품이다. 이 상품은 원금보장이라는 기본 바탕 위에 고수익을 추구하는 게 특징이다.
‘고수익 고위험’이라고 해도 예외는 있는 법이다. 주가연계상품은 대부분의 돈을 국공채에 투자해 원금을 일단 확보한 다음, 나머지 일부 자금을 옵션에 투자한다. ‘고수익 고위험’을 동시 달성하는 비결이다. 최근엔 종합주가지수에 연동된 상품이 자취를 감추고 두세 개의 우량종목에 연동된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 상품이 좋아 보이는 이유는 주가가 가입 당시보다 안 빠지거나 아예 20%까지 빠져도 은행 이자의 2배 이상을 주는 등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유형의 상품을 잘 고르는 요령은 무엇일까. 일단 만기가 긴 상품이 좋다. 대개 1년짜리 상품이 많지만, 필자는 2~3년 정도의 만기가 적당하다고 본다. 그리고 중간에 조기상환 기회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래야 목표수익률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개 6개월, 4개월 단위로 조기상환 기회가 주어진다. 가령 3년 만기이고 4개월 단위로 조기상환 기회가 있다면 총 9번의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그리고 주가가 많이 빠져도 수익이 발생하는 경우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수익률이 8~9% 안팎으로 낮기 때문이다. 이 정도 수익률도 은행이자의 2배가 넘는 편이지만, 수익률이 전혀 발생하지 않을 위험이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반면 보합 이상(가입 때 주가보다 같거나 오르면)의 조건일 때 수익이 발생하는 상품은 연 15% 이상의 수익률도 가능하다. 사실 뜨거운 증시가 쉽사리 식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펀더멘털이 좋은데다 증시로 들어오는 자금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이른바 수급이 매우 양호한 상황이다. 또 중간 중간에 조기상환 기회가 많이 있기 때문에 실제 고수익의 확률은 매우 높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그리고 굿모닝신한증권 LG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등 증권사의 상품이 은행들의 유사 상품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목돈 운용의 어려움을 호소하지 말고 이런 상품들에 관심을 가져 보자. 요즘에는 회사 당 매월 2~6개의 상품을 내놓기 때문에 맘에 드는 상품을 2개 정도 골라 분산투자하면 더욱 좋다. 잘만 고르면 연 10% 이상의 고수익도 어렵지 않다.
웰시안닷컴 대표 godcareu@naver.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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