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명예총재가 탈당한 이후 자민련의 구심점으로 여겨졌던 심대평 충남지사가 8일 탈당키로 해 충청권 정치지형이 요동칠 전망이다. 신당을 모색하는 심 지사와 달리 정치적 중립을 선언했긴 했지만 염홍철 대전시장도 이날 한나라당을 탈당키로 하는 등 파장이 심상찮기 때문이다.
심 지사 탈당은 7일 자민련 창당 주역이었던 조부영 전 의원의 탈당에 이어 현역의원의 동반탈당을 불러와 자민련을 사실상 형해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진석 전 의원의 동반탈당이 점쳐지고 이후 신당이 구체화할 경우 4명의 자민련 의원 중 류근찬, 김낙성 의원도 김학원 대표, 이인제 의원과 달리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세력화 여부에 따라 열린우리당 우세의 현 충청권 판세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심 지사는 탈당이후 새로운 정치세력, 즉 중부권 신당 창당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축세력은 행정수도이전문제로 지지기반을 상실한 이 지역의 한나라당, 자민련 출신 정치인들과 보수성향의 예비정치인들이다. 물론 심 지사는 "행정중심도시건설에 전념하기 위해 당적을 버리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정치권에서는 "심 지사가 신당결심을 굳히고 사전 정지작업을 하는 것", "돌 다리도 두드리며 걷는다는 심 지사가 탈당했다면,, 시간이 문제일 뿐 창당시나리오는 마련됐다고 봐야 한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온다. 연말이나 내년 초 창당,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충청권에서 교두보를 마련한 뒤 차기 대선에서 지분을 행사할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지난 총선에서 자민련이 충청권에서 참패한 이후 가능성으로만 떠돌던 중부권 보수신당이 심 지사의 탈당으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이다.
조부영 전 의원은 이날 "충청권에서 독자목소리를 내는 정치세력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수도이전 공약 이후 지역민들이 한때 우리당에 쏠렸으나 지금은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심 지사는 신당창당에 일단 신중한 자세로 접근하고 있다. 심 지사는 "지역주민들이 지지하지 않는 정당은 의미가 없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치면서도 "당장은 때가 아니다"고 한 자락을 깔았다. 이동국기자 east@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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