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군 이래 처음으로 한 가족 4부녀가 현역 장교와 부사관으로 복무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주인공은 황금박쥐부대로 불리는 특수전사령부 11공수특전여단 통신운용담당관인 박두봉(53) 원사 가족.
아버지 박 원사에 이어 큰딸 정자(29)씨는 맹호부대로 불리는 수도기계화사단 부관부 사병기록장교(중위), 11월 대위 진급 예정인 둘째 딸 정숙(27)씨는 23사단 작전처 지휘통제장교로 각각 근무 중이다. 이들에 이어 막내딸인 경숙(25)씨는 15일 경북 포항시 해병대 교육훈련단에 사관후보생(장교)으로 입교한다. 박 원사의 세 딸 중 가장 먼저 아버지를 이어 군인의 길을 가겠다고 나선 이는 둘째 정숙씨. 어렸을 때부터 박 원사의 ‘검은 베레모’를 유난히 좋아했던 정숙씨는 2002년 대학을 졸업한 뒤 곧바로 여군 학사장교에 지원했다. 대학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하던 큰딸 정자씨도 동생의 선택에 자극을 받아 이듬해 여군장교 지원서를 냈다. 막내 경숙씨는 "아버지와 언니들과는 또 다른 군인이 되고 싶다"며 해병대 장교를 지원했다.
박 원사의 딸들이 하나 같이 직업 군인을 선택한 것은 이 가족의 생활환경 때문. 박 원사는 "딸들이 어린 시절부터 줄곧 군인아파트에서 거주하는 등 군부대 주변을 떠나지 않으면서 자연스레 군인들과 가족처럼 생활해 왔다"며 "특히 해마다 특전사 캠프에서 극기훈련을 받은 것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 딸은 "30년이 넘게 묵묵히 군인의 길을 걸어온 아버지를 가장 존경한다"며 "아버지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담양=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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