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박충근 부장검사)는 7일 수원 C병원장 이모(50)씨와 군포 S병원장 양모(40)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형외과 의사인 이씨는 2002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자신의 병원에서 마약 성분이 강해 말기 암환자 등에게 사용하는 염산페치딘을 91회에 걸쳐 상습 투약한 혐의다.
검찰은 "2003년 7월 중순 이씨가 마약류를 3차례 투약한 날 진료일지를 보면 이씨가 교통사고 환자 등을 수술한 기록이 있다"며 "염산페치딘은 효과가 3~6시간 지속되기 때문에 이씨가 환각상태에서 수술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외과 의사인 양씨는 2003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마취유도제로 쓰는 향정신성의약품을 병원에서 26차례 투약한 혐의다. 검찰은 이씨가 투약한 마약류는 아편이나 모르핀과 같이 중독성이 강하고 상습 투약시 환각 효과가 나타나며, 양씨가 투약한 것은 흥분이나 착란 등 효과가 나타난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결과 이들은 환자에게 투약하는 것처럼 의약품관리대장을 위조해 약사로부터 마약류 의약품을 수령한 뒤 간호사를 시켜 투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마약 투약 사실은 간호사와 일반 직원 등 병원 내부 직원들의 제보로 알려졌으며, 검찰은 이들이 격무에서 오는 두통과 스트레스 등을 견디기 위해 마약을 투약하기 시작한 것으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와 함께 유효기간이 지난 향정신성의약품을 환자에게 투약한 안양 K병원장 김모(52)씨 등 의사 20명과 약사면허를 대여한 약사 16명, 마약류 의약품 관리규정을 어긴 제약회사 대표와 의약품 도매상 20명 등 5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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