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들이 세계 최초로 3.5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상용화한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3.5세대는 현재 상용화한 3세대 이통통신(IMT-2000)보다 전송 속도가 5~7배 향상된 차세대 기술 표준으로 끊김 없고 자연스런 화질의 화상 전화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해 말부터 3.5세대 서비스를 앞세운 ‘초고속이동통신’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6일 3.5세대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기술을 적용한 3.5세대급 이동통신 기지국 장비와 휴대폰을 개발, 10일 독일 하노버에서 개막하는 정보기술(IT) 박람회 ‘세빗 2005’(CeBiT 2005)에서 공개 시연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측은 "상용화 급의 통신장비와 휴대폰을 모두 개발한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라며 "통신장비에 들어가는 핵심 모뎀칩(SBM5100)도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휴대폰용 핵심칩은 삼성전자나 LG전자 모두 퀄컴의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칩셋인 ‘MSM6275’를 사용했다.
LG전자도 이날 프랑스 파리의 노텔 이동통신 연구소에서 HSDPA기술을 적용한 휴대폰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LG전자측은 "고속 주행하는 차량에서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 DVD급의 동영상과 디지털 음악, 이동형 TV방송, 화상 회의 서비스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 휴대폰을 14일 미국 뉴올리언즈에서 열리는 이동통신박람회(CTIA)에 출품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HSDPA 제품 개발 성공으로 ‘초고속이동통신’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말했다. 기존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는 평균 데이터 전송속도가 초당 0.3~0.7 메가비트(Mbps)로 고속인터넷 급에 불과해 화상 전화의 화질도 느리고 자주 끊어지는 등 만족스럽지 못했다. 반면 HSDPA는 (내려받기) 최대 속도가 14Mbps, 평균 속도가 1.4~1.8Mbps로 유선 초고속인터넷과 맞먹는다. DVD급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실시간 전송할 수 있어 상용화 중인 휴대인터넷(와이브로·WiBro) 서비스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이동통신 업체들은 벌써부터 삼성·LG전자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국내외 사업자들과 장비 공급을 협의 중"이라며 "쇄도하는 문의 속에 국내 이동통신 기술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3.5세대 상용서비스는 이르면 연내에 유럽에서 먼저 시작될 전망이며, 국내에서는 SK텔레콤과 KTF 등이 서비스 조기 도입(당초 2006년)을 검토하고 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 HSDPA 기술이란? (High Speed Downlink Packet Access)
현재 상용화한 3세대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기술을 개량, 멀티미디어 데이터 내려받기 속도를 7배 가까이 끌어올린 초고속무선통신 기술이다.
휴대폰을 이용한 화상 전화를 끊김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주고, CD 한 장 분량의 인터넷 영화를 단 1~2분만에 내려 받을 수 있게 한다.
비슷한 성능의 휴대인터넷과 더불어 3.5세대 기술로 분류되며 이동통신의 초고속 시대를 여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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