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日, 한국드라마 에너지 배울 때"/ 일본방송작가협회 회원 20명 방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日, 한국드라마 에너지 배울 때"/ 일본방송작가협회 회원 20명 방한

입력
2005.03.07 00:00
0 0

"한국드라마가 일본 TV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한국 방송 작가들에게 배워야 할 때입니다."

일본방송작가협회(이사장 이치가와 신이치·市川森一) 회원 20명이 4일 ‘한류’ 드라마 제작 현장 등을 둘러보기 위해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1,000여명의 현역 작가가 소속된 일본방송작가협회가 집단으로 외국의 문화콘텐츠 시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4일 저녁 도착 즉시 서울 여의도의 한국방송작가협회(이사장 박정란) 사무실을 방문하고 필동 ‘한국의 집’에서 한국 작가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는 한국 드라마의 산 증인인 한운사(83) 작가를 비롯해 ‘겨울연가’의 김은희 윤은경, ‘대장금’의 김영현, ‘올인’의 최완규 작가 등이 참석해 한국 드라마의 힘과 한일 문화교류의 미래 등에 대해 환담을 나눴다.

이치가와 이사장은 "일본드라마는 시청률 지상주의에 함몰돼 작가의 상상력, 열정이 끼어들 틈이 없어졌는데, 한국 드라마에는 현장성과 에너지가 있다"고 덕담을 건넸고, 한운사씨는 이들의 방한을 "한국인들의 생명력을높이 평가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일본 작가들의 관심은 ‘한류’ 열풍의 주역인 ‘겨울연가’ 작가들에게 쏠렸다. "어떻게 그런 대작을 쓸 수 있었는지 비법을 알려주세요."(이치가와 이사장) "대작이란 표현이 송구스럽습니다. 첫 작품이어서 오로지 ‘써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김은희 작가)

한국 드라마에서는 왜 기억상실, 백혈병, 교통사고 같은 소재가 반복되는냐는 질문도 나왔다. ‘호텔리어’의 강은경 작가는"일본에 그런 소재의 한국 드라마가 주로 소개됐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답했다. 양국 작가들은 "드라마 외에도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을 교류해 상호이해의 폭을 넓혀나가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주한 일본대사의 독도 망언 등으로 갈등이 불거진 시점이어서, "역사적 문제의 해결 없이 진정한 문화교류는 어렵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드라마 ‘중학생일기’의 작가 다카야 노부유기(高谷信之)씨는 "나이 든 한국 분들이 일본어를 잘 하시는 걸 보면 식민지 경험 탓인 것 같아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며 "그 아픈 마음을 뿌리에 두고 문화교류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영화 ‘우나기’의 작가 도미가와 모토후미(富川元文)는 "한국인들의 마음 속에는 불행한 역사에서 비롯된 한1(恨)이 많다고 들었는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조금이나마 그걸 이해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성기자lovelil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