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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동대문 정밀실측 원형복원 근거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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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동대문 정밀실측 원형복원 근거 마련한다

입력
2005.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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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1호 숭례문(남대문)과 보물 1호 흥인지문(동대문)에 대해 처음으로 정밀 실측조사가 이뤄진다. 서울시는 4일 문화재청과 함께 숭례문 정밀실측조사를 위해 최근 용역회사 선정을 마쳤다고 밝혔다. 종로구도 정밀안전진단 필요성이 제기된 흥인지문과 명륜동 문묘에 대해 3월중 용역을 발주해 실측조사를 벌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숭례문의 경우 1965년 당시 서울특별시 교육위원회 주도로 보수하면서 작성한 보고서만 남아있을뿐 세밀한 도면이나 자료는 없다"고 털어놓았다.

이 관계자는 "숭례문과 흥인지문 모두 시내 한복판에 섬처럼 도로로 둘러싸여 있어 접근하기가 어렵고 교통소통 문제로 실측조사를 진행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숭례문과 흥인지문의 실측조사는 사고로 인한 멸실 혹은 훼손에 대비해 원형 복원의 근거자료 확보와 체계적 보존관리를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표적 문화재의 실측자료 등 기본자료조차 아직까지 없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흥인지문은 연말까지 총 12억원이 투입돼 그동안 문제가 됐던 옹성을 비롯, 문루 등에 대한 전면 안전진단과 정밀실측 후 보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선 태조 5년(1396)에 세워진 흥인지문은 논 위에 나무말뚝을 박고 돌을 채워 다졌기 때문에 지반이 약한데다, 지하철 건설로 지하수위가 낮아지면서 침하 우려가 있어 2000년부터 보강작업을 해왔다.

문화재청은 "부재 하나하나까지 정확하게 재서 도면화하고 책과 CD로 발행해 손실됐을 때 원형복원할 수 있는 근거를 남길 것"이라며 "건물 보수 과정을 기록한 실록 등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자료를 묶어 데이터베이스화하겠다"고 밝혔다. 소요 예산은 각 최소 4억~5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서울시 등록문화재에 대한 실측조사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 등록문화재의 경우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실측 자체가 요원한 형편이라는 지적도 있다. 숭례문과 흥인지문의 실측조사도 서울시가 최근 숭례문 제모습찾기 운동을 펼치면서 주변에 광장 조성 공사를 하면서야 추진하게 된 것이다.

현재 서울시 지정 목조문화재 17건 중 5건은 실측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석조·벽돌조 문화재의 경우 14건 가운데 도면을 확보한 것은 지난해 지정된 배화여고 본관 단 1건에 불과하다. 올해 실측을 위해 배정된 예산도 전무하다.

배병선 문화재연구소 건조물실장은 "주요 목조 건조물의 경우 부분적으로 보수가 이뤄질 당시의 도면과 자료가 남아있어 유사시 복원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원형을 연구하고 변형 여부 및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정밀실측 기록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석조 문화재는 60% 정도가 실측자료가 없어 훼손시 복원이 어려운 형편"이라며 "1년 예산 4억원으로는 2010년까지도 실측 작업을 마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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