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업체 관계자, 전·현직 경찰관, 심부름센터가 조직적으로 휴대폰 가입자들의 개인정보를 대량 유출시켜 온 사실이 검찰에 적발됐다.
대구지검 특수부(우병우 부장검사)는 3일 전직 경찰관 손모(44)씨와 KTF대리점 업주 홍모(48)씨, 심부름센터 H기획 대표 김모(46)씨 등 5명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손씨에게 주민등록조회 결과를 유출한 서울 S경찰서 장모(34) 경사 등 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은 또 본사 직원이나 대리점 점주가 정보 유출에 가담한 이동통신업체 LG텔레콤과 KTF, KT의 고객관리 하청업체인 ㈜MPC 등 3개사를 1,000만~3,000만원에 약식기소하고 SK텔레콤 가입자 정보 유출과 관련이 있는 이모(42)씨를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손씨 등 개인정보 판매상 8명은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1월10일까지 홍씨 등 이동통신업체 관계자 3명을 매수하거나 사채를 갚지 못한 약점을 잡아 SK텔레콤 가입자정보 95건, KTF 42건, LG텔레콤 35건, KT 28건 등 240여건의 개인정보를 빼내 1건에 10만원씩 모두 2,400여만원을 받고 심부름센터 H기획에 제공한 혐의다.
김씨는 손씨 등으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건당 20만∼30만원을 받고 의뢰자에게 유출했고 장 경사는 경찰전산망을 통해 조회한 개인정보를 2차례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이 위험 수준을 초과하고 있어 전국 심부름업체를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17대 총선 직전 전남 해남·진도에서 출마한 민주당 이정일 후보 측근이 열린우리당 후보 측근 자택을 도청한 사건은 검찰이 김씨의 심부름센터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검찰은 심부름센터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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