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수술을 받으면 식사 후 15~30분 뒤 상복부가 꽉 찬 팽만감을 느끼면서 맥박이 빨라지고 식은땀을 흘리며 두근거리면서 토하는 증상을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수술로 위가 적어지거나 없어져 음식물을 조금만 먹어도 소장으로 빨리 내려가게 돼 나타나는 덤핑증상입니다.
식사요법으로 이런 증상을 대부분 없앨 수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사를 조금씩 자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물은 식사 전후에 바로 마시지 말고 식사 전후 30분 정도의 간격을 두고 마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삼투압을 증가시킬 수 있는 아이스크림이나 단음식은 증상을 악화하므로 삼가야 합니다. 식사 후 적어도 20~30분 정도 비스듬히 기댄 자세로 쉬는 것도 음식물의 위장 통과시간을 지연시키므로 도움이 됩니다.
위암수술 후에는 위가 없어지거나 작아지므로 음식물이 바로 소장으로 내려가게 돼 조금만 먹어도 만복감이나 팽만감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수술 후 초기에는 한번에 많이 먹기보다 적게 먹더라도 부담 가지 않도록 식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술 후 장운동이 돌아오면 물을 마시는 것부터 시작해 하루 정도는 물과 건더기가 없고 달지않은 음료수를 소량씩 자주 섭취하게 됩니다.
적응정도에 따라 미음을 하루에 8~10회로 나눠 소량씩 섭취한 후 잘 적응되면 죽을 하루에 6회 정도로 나눠 드시다가 차차 밥을 정량 들면 됩니다. 물론 밥을 먹을 때에도 3끼 식사와 2~3끼 간식으로 소량씩 들며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보통 3개월 정도면 정상적인 식사로 돌아올 수 있지만 이 때에는 체중회복을 위해서도 3끼 식사와 2~3끼 간식이 도움이 됩니다. 수술 후 3~6개월까지는 위장기능이 미숙하므로 달고 짜고 매운 음식을 되도록 먹지 말아야 합니다. 6개월까지는 잡곡, 줄기나 껍질 부분처럼 질긴 음식, 건어물 같이 말려서 딱딱한 음식은 가급적 삼가야 합니다.
체중이 수술 전보다 5kg 정도 빠졌는데 회복이 안 된다고 고민하던 위암 수술 후 2개월이 된 환자가 있었습니다. 퇴원 후 2주 정도까지는 소화불량이나 조기 포만감 등의 증상이 없었으나 겁이 나 식사량을 늘리지 못했고, 퇴원시 먹었던 대로 죽만 소량씩(1/2공기) 하루 4회 정도 섭취했고 반찬도 거의 먹지 않았습니다. 간식으로도 과일만 조금 들었습니다.
죽은 열량이 아주 낮아 초기에는 야채죽이나 고기죽, 닭죽 등으로 단백질과 열량을 보강해 들다가 잘 적응되면 부드러운 반찬을 함께 들어야 합니다. 부드러운 반찬도 잘 적응 되면 죽을 밥으로 바꿔 들되 분량은 적게 들다가 서서히 분량을 늘려 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런데 이 환자는 겁나 죽만 들고 밥으로 바꾸지도 않고 반찬도 들지 않으니 체중 회복이 안됐던 것입니다. 다양한 식품의 섭취와 밥으로 식사하도록 교육한 후 2주 후에 체중이 다소 회복됐습니다. 체중회복만이 아니라 빈혈의 예방을 위해서도 다양한 음식의 고른 섭취가 중요합니다. 때로는 비타민 B12와 엽산, 철분, 비타민D, 칼슘의 보충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위암의 재발을 막기 위해 육류는 먹으면 안 된다고 하던데요?' '곰국이나 개소주를 먹어서 몸보신을 해도 되나요?' '자극적인 음식이 안 좋다고 하던데 고춧가루를 먹어도 되나요?' 등과 같은 질문을 많이 합니다.
위암 수술 후 적절한 식사방법을 통해 덤핑증상이나 빈혈을 예방하고 영양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균형 잡힌 영양섭취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고기류는 직화로 굽거나 훈제한 육류를 빼면 다양하게 먹는 것이 좋습니다. 곰국이나 개소주와 같은 국물 형태보다는 고기류가 덤핑증상 예방과 만복감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자극적인 음식을 제한한다고 고춧가루 등을 전혀 먹지 않을 경우 자칫 입맛을 잃을 수 있으므로 소량으로 약하게 맛내는 것이 도움될 수 있습니다.
위암수술한 경우 초기에는 음식물 섭취량이나 소화기능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차 소화와 저장기능이 회복됩니다. 그러나 적응기간 동안 적절하지 못한 식사를 하면 체중이 줄고, 덤핑증상이나 빈혈 등의 문제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술 후 여러 가지 문제점을 예방하고 적절한 회복을 위해서는 각 개인의 적응정도에 따른 적절한 식사진행과 균형 있는 영양소 섭취가 필요합니다.
조영연 삼성서울병원 영양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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