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의 얼굴이 된 서울의 인사동은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뉜다. 큰 길(인사동길) 전면에 배치된 상가와 큰 길 뒤 실핏줄 같은 골목을 따라 촘촘하게 포진한 식당가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삼청동과의 문화·음식 벨트가 연결되면서 우리 전통 음식은 물론 ‘전 세계의, 모든 시대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명소가 됐다.
백가쟁명의 치열한 경쟁에서는 튀어야 사는 법. 식당마다 개성이 강하다. 외관부터 그렇다. 다 쓰러져가는 전통 가옥에서 번쩍거리는 초현대식 인테리어의 레스토랑까지 각양각색이다. 그래서 식당을 선택하는 데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모처럼의 외식, 망치면 어떡하나 걱정이 앞선다. 특히 외국인 등 동행이 평범하지 않으면 더욱 그렇다. 지난 해 11월 문을 연 최대감네는 이런 걱정이 필요 없는 한식당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잠시 발길과 호흡이 멈춰진다. 우선 규모에서다. 한옥 7채를 터서 만든 내부는 300여 석으로 인사동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호텔을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온다. 이탈리아산 타일로 깐 바닥, 전통 창살의 장식문, 통유리를 통해 보이는 아늑한 정원, 여유 있는 식탁의 배열 등등. 홀의 초입은 한옥의 마당이었는지 새로 지붕을 얹었다. 원래 거기 있었던 듯, 어른 키 두 배 정도의 대추나무를 그대로 홀 안에 살려 놓았다. 소박한 식사를 염두에 뒀던 손님은 여기서 ‘어? 아니네!’라고 생각하며 발길을 돌릴 수도 있다. 그러나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치면 생각이 바로 바뀐다. ‘바로 여기네!’
최대감네 음식가격은 동네식당 수준이다. 메인 상차림은 4,000원짜리 맛국수부터 시작한다. 두부김치전골 5,000원, 상추샤브 6,000원 불고기전골 7,000원 등등. 값은 싸지만 반찬 등 상차림은 그렇지 않다. 깔끔하고 깨끗하고 특히 푸짐하다. 혼자 앉아 된장찌개 하나를 시켜도 기본 반찬만 6~7가지가 나온다. 이미 인근 직장인들의 인기 점심터로 자리를 굳혔다.
해가 지면 고기 굽는 냄새가 흐른다. 특히 각종 모임의 단체 손님이 많이 찾는다. 웬만한 인원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 덕분이다. 최대감네가 가장 자랑하는 메뉴는 갈비이다. 부드럽게 익은 갈빗살을 이 집 특유의 소스에 찍어 먹는다. 화학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조리한 소스가 이 집 고기맛을 결정한다.
맛있는 외식 후의 인사동 나들이는 멋있는 후식이다. 완연한 봄기운으로 기분 좋은 하루 나들이를 마무리한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메뉴와 가격 생등심 3만2,000원, 생갈비 2만5,000원, 삼겹살 8,000원
●영업시3간 오전 11시 30분~밤 10시
●위치 인사동길 인사아트프라자 옆골목(인사동5길) 안으로 약 20m. 주말이면 인사동은 복잡하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연락처 (02)733-9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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