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가문인 삼성가(家)와 농심가(家) 간의 주거환경을 둘러싼 법정 공방(2월 28일자 9면 보도)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새 집 공사와 관련, 농심 신춘호 회장 일가는 조망권 침해 등을 이유로 지난달 서울서부지법에 공사중지 민사소송을 낸 데 이어 3일 관할 구청을 상대로 건축허가 무효확인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신 회장 측은 "이 회장의 2층 집은 건축법이 규정한 ‘건물 앞 도로’가 아닌 ‘건물 뒤 도로’를 기준으로 건축허가를 받았다"며 "이 일대 경사진 지형을 감안하면 사실상 3층 집을 짓는 셈이어서 건물 층수(2층)와 높이(8m) 제한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 측은 또 "공사 중인 건물의 높이가 현행법에 따른 것인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이 회장 집 설계도면 공개를 요구했는데 구청측이 ‘특정인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며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을 함께 냈다.
양가의 갈등은 신 회장과 신 회장의 장남 신동원 농심 대표이사 등 농심측 가족들이 10년 넘게 살아오던 이태원동 135번지 일대에 이 회장이 2002년 새 집을 신축하면서 시작됐으며, 삼성 측은 "건축법규를 모두 지킨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김지성기자 jskim@h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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