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KBS 본관 2층 로비는 ‘민주광장’으로 불린다. 1990년 4월 노조의 방송민주화 투쟁 후 주요 집회장소로 쓰여온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그러나 KBS 직원 ‘그들만의 광장’일 뿐, 방송의 ‘주인’이라는 시청자들에게는 ‘성역’이나 다름없었다. 방문객들은 이곳으로 이어지는, 여의도공원 쪽에 난 정문 통행이 금지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민주광장’이 시민을 위한 쉼터로 바뀌었다. KBS는 공사창립 32주년(3일)을 맞아 본관 로비 296평 공간을 ‘시청자 광장’으로 꾸며 2일 개방했다. 작은 음악회 등을 열 수 있는 무대와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거나 소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고, KBS 방송이나 디지털 서비스를 맛볼 수 있는 대형 프로젝션 TV, 터치스크린 등도 곳곳에 설치됐다.
EBS가 도곡동 본사 1층에 상설공연장 ‘스페이스 공감’을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방송사 안에 일반 시민이 언제든 찾아와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은 처음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중앙에 마련된 공연 무대. 2일 KBS 국악관현악단의 솔리스트 앙상블을 시작으로, KBS 교향악단 금관5중주(3일) 화니, 지니의 개그음악회(4일) 관현악단/합창단의 재즈와 대중음악 하모니(7일)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씨 등 장애인 음악가 4인의 감동 콘서트(8일) 등 개관 기념 공연(낮 12시20분)이 이어진다. 이후에는 무대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예약문의 (02)781-1323. 김혜경 시청자센터장은 "지역총국에서도 시청자 서비스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요청이 많았다"면서 "방송국이 지역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BS는 창사 기념일인 3일부터 종합뉴스 ‘뉴스9’를 HD(고화질) 디지털로 방송한다. 지난해 3월 뉴스 제작시스템을 디지털화 한 SBS에 이어 두번째로., 우선 앵커 진행 장면과 그래픽 화면 등 스튜디오 제작분을 HD로 전환하고 촬영장비 등이 확보되는 대로 현장 리포트의 HD 방송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희정기자 jay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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