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 대법원은 1일 범죄 당시 18세 미만의 소년범에 대한 사형 집행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5대 4로 이뤄진 이번 판결에서 다수의견을 대표한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은 "18세는 여러가지 이유로 사회가 용인하는 소년과 성인의 분기점"이라며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선이 그어져야 할 나이도 18세"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미 19개 주 법에서 허용된 미성년자에 대한 사형제도는 무효가 된다. 16세와 17세 때 범죄를 저질러 사형이 선고된 12개 주의 72명이 이번 판결로 사형 집행을 면하게 됐다. 19개 주가 미성년자에 대한 사형 제도를 두고 있지만 텍사스, 버지니아, 오클라호마주만 최근 몇 년 사형을 집행해왔다.
이번 결론은 미성년 범죄자들은 성인범에 비해 정신적으로 덜 성숙했기 때문에 그들의 범죄에 대해 죄가 덜하다는 최근 법원의 판결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 대법원은 1988년 15세 이하 미성년자에 대한 사형을 금지했으며 2002년에는 정신 지체자에 대한 사형도 헌법 위반이라고 판결했다.
다수 의견은 특히 "국제 여론의 압도적인 무게"를 거론, 국제 사회의 비난 여론을 의식했음을 시사했다. 전세계에서 미성년 범죄자를 사형에 처하는 나라는 미국과 소말리아 뿐이다.
유럽연합(EU)과 다른 국제 단체, 유엔의 전 외교관들은 이 판결의 피고인 크리스토퍼 시몬즈(현재 29세)를 위해 청원을 내기도 했다. 시몬즈는 17세이던 1993년 미주리 주에서 한 여성을 납치해 묶은 뒤 다리 위에서 물 속에 던져 죽게 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그러나 소수 의견을 낸 샌드라 데이 오코너 대법관은 "이번 판결은 아무리 사악한 범죄자라도 18세 생일이 되기 전에는 처형이 금지되는 전례를 만들었다"며 "범죄의 잔인성 때문에 극형을 받아야 할 소년범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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