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자릿수 종합주가지수 시대가 열린 가운데,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예고하는 지표들이 잇따르고 있다. 1년여만에 향후 경기를 낙관하는 기업인들이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인들보다 더 많아졌고, 미분양 아파트도 6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일 평균 수출액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수출도 호조세다. 경기가 바닥을 찍고 ‘U’자형 턴어라운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기업 대한상공회의소가 1,32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1일 발표한 ‘2·4분기 기업경기전망(BSI)’에 따르면 2분기 BSI가 111을 기록, 지난해 2분기(105)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100)를 넘어섰다. 2002년 4분기(111) 이후 최고치다.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보다 더 많다는 뜻. 이날 신용보증기금이 중소 제조업체 1,700개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2분기 BSI가 109로 1분기(79) 보다 30포인트 폭등, 지난해 1분기(104)이후 다시 100을 넘었다.
◆ 수출 = 산업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2월 수출입 평가’(통관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200억 달러대의 호조세를 유지하며, 일 평균 수출액이 10억8,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은 지난해 2월보다 7.2% 증가한 205억2,000만 달러, 수입이 4.5% 늘어난 182억5,000만 달러로 무역수지가 22억7,000만 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수출 증가율(전년 동월비)은 2003년 5월(3.5%) 이후 줄곧 두자릿수를 유지해왔지만, 21개월 만에 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는 설 연휴로 인해 지난달 조업 일수가 지난해 22.8일에서 19일로 줄어든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1, 2월 수출을 합산하면 증가율이 12.8%로 큰 변동이 없다고 산자부는 설명했다.
◆ 미분양 =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6만7,353가구로, 지난해 말(6만9,133가구) 보다 2.6% 감소했다. 미분양 아파트가 감소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이다. 광주(16.1%) 대구(11.8%) 인천(10.5%) 경북(7.0%) 울산(6.9%) 순으로 감소율이 높았으며,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전체 미분양 아파트는 1만4,466가구로 지난해 12월에 비해 6.4% 감소했다.
향후 건설경기를 보여주는 건축 허가 면적도 1월에 254만평으로, 지난해 1월(204만평) 보다 24.5% 증가했다. 또 1월 중 전국 주택건설 실적은 3만48가구로, 지난해 1월에 비해 109%나 증가했다.
◆ 경계론 = 그러나 대부분 민간연구소들은 본격적인 경기 상승세를 거론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수출의 상승 속도 둔화가 분명할 뿐더러, 환율하락으로 기업의 채산성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도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 등 일부 개선 조짐이 있지만 종합적인 내수경기는 여전히 부진하다는 평가다. 특히 임금 상승률이 정체하고 있는 가운데 가계부채 조정도 내년 2분기에나 조정이 완료될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 이윤호 원장은 "환율하락과 유가상승, 위안화 절상, 세계경제의 미진한 회복 등 올해 우리 경제가 넘어야 할 복병들이 아직 많다"며 "4월은 돼야 본격적인 회복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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