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가 28일 발표한 ‘2004년 세계 인권보고서’는 세계 196개국의 인권 상황을 미국의 기준으로 재단한 종합 평가서이다. 미 의회에 매년 제출되는 이 보고서는 미국이 세계 각국의 인권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올해는 집권 2기를 맞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독재와 인권 억압국에 대한 ‘자유의 확산’을 강조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평가와 표현의 변화가 주목됐다.
그러나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이 인준 청문회에서 ‘폭정의 전초기지’로 규정했던 북한 쿠바 미얀마 이란 벨라루스 짐바브웨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들에 대한 인권 상황 평가는 예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북한 부분에서도 이전 보고서에서 거론된 인권 유린과 탄압의 잔혹상이 대체로 그대로 기술됐고 더 자극적인 단어들은 보이지 않았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절대적 지배 아래 놓인 독재 체제이고 세계에서 가장 군사화 한 사회 중 하나이다. 북한에서는 심각한 인권 유린 행위가 수없이 반복되고 있으며 시민들이 재판 없이 살해 실종 구금되거나 수용소에서 고문 기아 질병으로 숨지는 사례가 계속 보고됴되고 있다. 오지의 수용소에 갇힌 정치범들은 15만~20만 명으로 추산된다.
1994년 이후 수만명에서 수십만명의 탈북자들이 중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 북한 여성들이 최저 38 달러에서 최고 150달러에 팔린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
지난해 북한인들은 과거에 비해 더 많은 라디오를 접했다는 증거가 있다. 이는 주로 국경 경비원들의 부패 때문이다. 북한 당국은 세계 인권 운동가들이 풍선을 통해 북한에 라디오를 보낼 계획이라고 발표하자 지난해 6월 라디오를 정권의 새로운 적으로 규정했다고 ‘국경 없는 의사회’가 보고했다. 북한 정권은 외국인 방문객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에게는 인터넷 접속이 고위 간부들에 제한돼 있다.
한국 한국 정부는 일반적으로 국민의 인권을 존중했지만 일부 분야에서는 문제가 있다. 경찰과 교도소 관리들이 때때로 수감자를 학대했지만 최근 몇 년간 그런 학대는 감소해 왔다. 가정폭력 강간 아동학대가 심각한 문제로 남아 있고 여성 등은 계속 법적 사회적 차별에 직면에 있다.
국가보안법은 계속해서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집권당은 한 신문이 실을 수 있는 광고의 총량을 제한할 계획을 갖고 있다. 비정부기구들은 그 법이 인쇄 언론 매체를 통제하는데 사용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정부는 지난해 몇 개 신문사들을 상대로 제기했던 민사 소송을 취하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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