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부실화로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는 강원 횡성 민족사관고가 독립 운영을 통해 홀로서기를 하는 쪽으로 진로를 잡았다. 민사고는 지난해 6월 재단인 파스퇴르유업의 경영권이 한국야쿠르트로 넘어간 이후 재단 전입금이 끊기면서 학교운영에 심한 압박을 받아 왔으며, 이 때문에 학교를 다른 기업이나 개인에게 넘기는 방안을 집중 검토해 왔다.
이돈희(전 교육부 장관·사진) 교장은 1일 한국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재단과 학교 관계자 협의를 거쳐 민사고를 자립체제로 끌고 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그동안 기업이나 대학 등과 몇 차례 학교 이양 협상을 벌인 것은 사실이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중단했고, 결국 재단은 학교 경영권 외부 이양을 완전 포기한 상태"라며 "앞으로 재정적 자립기반을 조성하는 데 전력을 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장은 민사고 독립 운영계획을 담은 내용의 글을 최근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다.
민사고는 재정자립을 위해 학생수를 늘리고 기부금 모금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60명 수준이던 입학생수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50명으로 늘렸고, 나아가 6대 1인 학생 대 교사 비율이 10대1 이상으로 높아질 때까지 학생수를 계속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학생 1인당 납입금(수업료+기숙사비+학교운영 지원비 등)도 월 120만원 수준에서 130만원 이상으로 인상했지만 이 역시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 교장은 일각의 ‘민사고 기부금 입학제 도입설’과 관련, "어려운 학교 경영을 타개하기 위해 독지가의 도움은 받을 생각이지만 기부금 입학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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