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막판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에 고배를 든 HSBC가 외환은행 등 국내 은행 인수에 더 이상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금융계에서는 론스타의 지분매각 제한이 풀리는 11월 이후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HSBC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예상해 왔다.
스티븐 그린 HSBC그룹 최고경영자(CEO)는 1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은 성장하고 있고 아시아 국가에서 의심할 여지 없이 중요하다"면서도 "하지만 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홍콩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우리는 한국에서 인수·합병(M&A)을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외환은행 인수에도 관심이 없다"며 "현재 시장 가격이라면 한국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인수하는 것보다 수익률이 더 낫다"고 밝혔다.
대신 그린 CEO는 "한국 시장에서의 공격적인 경영을 위해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한국에서 더 빠른 속도로 인력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HSBC는 지난해 국내에서 세전 이익이 2억7,400만 달러에 달했지만, 국내 고용 직원은 연말 기준으로 605명에 불과했다. HSBC는 외환위기 이후 국내 영업육? 확대하면서 서울은행 제일은행 등 국내 은행 인수에 적극성을 보여 왔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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