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1일 아시아 각국 중앙은행의 급격한 외환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세계 경제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24일 세계 외환시장을 요동치게 한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 다각화 발언이 바람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연구소는 이날 ‘국제 자본시장의 불안한 균형’ 보고서에서 "현재 국제 자본시장은 세계 소비시장인 미국의 막대한 경상적자와 재정적자를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미 국채를 매입해 메워주는 방식으로 균형이 유지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시아 국가들이 막대한 외환보유액으로 미국의 쌍둥이 적자를 보전해주는 대신, 달러화 안정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미국의 경상·재정 적자 합계는 국내총생산(GDP)의 10.5%에 달하며, 미 국채 매각 등을 통한 미국의 순외채는 GDP의 28%에 달한다.
연구소는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 다각화 발언의 여파에서 나타났듯이, 한 국가의 외환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다른 국가들의 동참을 불러 달러화 급락과 세계 경제위기를 촉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달러 하락에 따른 자본 손실을 우려해 달러 자산을 매각할 경우, 달러 매도의 도미노 효과를 가져와 세계적 재앙이 닥칠 것이라는 경고다.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미 국채 등 달러화 자산은 70%에 달한다.
연구소는 "당분간 재정수지 개선이 어려운 미국은 달러화 약세를 통한 수지 개선이 유일한 방법"이라며 "국제적인 공조를 통해 점진적 달러 약세를 통한 국제 자본시장의 균형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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