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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1000시대 투자 패러다임 바뀐다/ (중) 금융상품 춘추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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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1000시대 투자 패러다임 바뀐다/ (중) 금융상품 춘추전국시대

입력
2005.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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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로 지난해 은행 예금이 사상 처음 감소했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재테크를 예금과 부동산에 의존하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이 네티즌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의 41.6%가 올해의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예·적금을 꼽았다. 주식과 부동산이 각각 22.9%, 22.7%였으며 ‘계획이 없다’는 응답도 10.3%나 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물가를 고려하면 은행에 돈을 묻어두는 것이 오히려 손해가 되는 시대인 만큼, 주식·채권형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알아보고 ‘저축’이 아닌 ‘투자’를 해야 남보다 한발 앞서 내 집 마련 등 재테크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문제는 최근 1~2년 간 등장한 금융상품들이 너무나 다양해서 투자자들도 연구를 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다. 주식형 펀드 한 가지만 해도 예전에는 업종 대표주를 시가총액 비중과 장세에 맞춰 편입하는 단순한 구조였지만, 최근에는 배당주 펀드, 가치주 펀드 등 고유의 투자 철학을 가진 이른바 '스타일 펀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

주식을 편입하되 선물이나 옵션 등 파생상품을 통한 '헤지(위험 관리)' 전략을 병행, 위험을 낮추고 안정적 수익을 꾀하는 펀드도 있다. ELS는 많은 이들이 ‘원금 보존을 추구하면서 은행 이자보다 꽤 높은 수익을 주는 상품’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그 내부 구조는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가입 전에 철저한 설명을 들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이러한 다양한 상품에 대해 제대로 알고 가입하려면 투자자 스스로 신문 기사나 전문 서적을 읽는 것은 물론, 사전에 깊이 있는 상담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러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회사의 영업부서 직원들은 자산관리 전문가로 변신하고 있다. 한화증권 갤러리아지점의 홍은미 지점장은 "예전 1,000포인트 때는 목돈을 들고 찾아오는 ‘묻지마’ 투자자들에게 종목을 찍어주었다가 신뢰를 잃는 일도 있었지만 지금은 당장의 수수료 수입보다 고객의 자산을 보호하고 키우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고 밝혔다.

홍 지점장은 "주식 직접 투자자들에게는 저평가 우량주를 권하고, 은행 예금이나 부동산 등 전통적 재테크만 해 오던 분들에게는 안정적이고 다양한 금융상품을 비교 소개한다"면서 "부자들은 상당수가 은행과 부동산 등 안정 성향의 투자원칙을 갖고 있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고정관념이 흔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보험왕’으로 불리는 고액 연봉 보험설계사들은 이미 ‘자산관리 컨설턴트’로 변신했다. 여러 회사의 보험상품을 비교 판매하는 회사인 KFG 한길지점의 권혁범 지점장은 "보험설계사들이 지인·인맥 위주로 가입을 권유하던 ‘보험 아줌마’에서 인생 설계를 조언해 주는 ‘종신보험 전문가’로 변해 왔으며, 최근에는 고객의 재정 전반을 인생 목표와 함께 관리해 주는 ‘재정상담가’로 진화했다"고 밝혔다.

권 지점장은 "각 생명보험사에서 억대 연봉을 받던 설계사들이 KFG에 들어온 것은 자사 보험상품만 판매하는 것이 고객의 요구에 못 미친다고 느꼈기 때문"이라면서 "고객의 성향이나 수입에 따라 적합한 재무 설계를 해 주고, 좋은 상품은 보험뿐 아니라 은행, 증권사 상품도 추천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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