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는 신체로 말하는 시(詩)입니다. 현대적 의상과 무대로 태권도의 예술적인 면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습니다."
'슬라바 플로닌의 스노우 쇼' '바람을 기다리는 여섯 사람'으로 유명한 러시아 연출가 빅토르 크라메르(43·사진)가 경기도문화의전당(사장 홍사종)과 손잡고 가칭 ‘태권도 넌버벌 퍼포먼스’(영문명 ‘Knights Of Silver Moon’)를 만든다. ‘태권도 넌버벌 퍼포먼스’는 세계 속에 우리 문화의 위상을 높이자는 의도에서 기획된 작품. 경기도문화의전당이 10억원의 제작비를 투자해 5월 초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무, 의상, 무대 총괄 디자이너 등 주요 스태프도 러시아인으로 구성했다.
키르키스탄 출신의 크라메르는 1999년 ‘햄릿’으로 러시아 황금마스크 연출상을 받았으며, 같은 해 ‘바람을 기다리는 여섯 사람’으로 영국 에든버러페스티벌에서 ‘프린지 퍼스트’를 수상한 세계적인 연출가다. 그는 "영웅이 살았던 낭만적인 시대로 돌아가는 꿈을 실현시켜주는 것이 태권도의 정신"이라며 "화려한 기술과 정신이 잘 접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연출의 각오를 내비쳤다.
출연진은 20명 이내이며 하루 밤 사이에 이루어지는 짤막한 에피소드들로 구성된 내용으로 작품을 꾸밀 계획이다. 홍 사장은 "지방 공연장이 단순한 문화 수신지가 아닌 발신지로서 거듭나기 위해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며 "에든버러프린지축제, 아비뇽축제 등과 브로드웨이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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