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이 한 겹인 홑꽃잎을 기본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무궁화는 단심 존재 여부와 꽃잎 빛깔에 따라 크게 다섯 계통으로 나뉜다. 단심이 없으면서 꽃잎이 흰 무궁화는 '배달계'로 불린다. 단심이 있으면서 꽃잎이 희면 '백단심', 분홍 빛이면 '홍단심', 푸른빛을 약간 띄면 ‘청단심’계에 속한다. 단심이 있으면서 꽃잎이 두 가지색 이상이어서 무늬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무궁화는 ‘아사달계’로 분류된다.
무궁화는 봄에 싹을 틔웠다가 겨울에 낙엽이 지는 온대성 식물로 해가 긴 여름에만 꽃이 피는 대표적인 장일(長日)성 식물이다. 무궁화가 피기 위해서는 해가 떠있는 시간이 적어도 12시간이 넘어야 하며 온도는 섭씨 25도 이상으로 따뜻해야 한다. 그러나 열대지방과 같이 계절의 변화가 없는 곳에서는 아무리 더워도 꽃눈이 형성되지 않는다.
무궁화, 특히 1~2년 생 정도의 어린 무궁화는 추위에 약해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얼어 죽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초기에 최저온도가 섭씨 10도 이상 유지되도록 잘 보살피면 4년 생 이후부터는 추위에도 잘 견디는 튼튼한 나무로 자리잡는다.
현재 무궁화는 열대와 한대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 전 세계적으로 발견된다. 한국무궁화연구회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국 57개국 중 44개국에 무궁화가 자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리스는 무궁화를 가장 많이 심는 나라로, 공원이나 정원은 물론 길거리에 심는 경우도 흔하다.
식물학자들은 겨울에도 별로 춥지 않은 인도 페르시아 터키 시리아 등 서부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던 무궁화가 유럽으로, 그 후 북미대륙까지 전래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유럽에서도 특히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영국 등 바다에 접한 나라에서 많이 자라고 스위스 독일 등 내륙 지방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무궁화와 비슷하게 생긴 중국 꽃 부용과 아열대지방에 많은 하와이무궁화는 암술대 모양으로 쉽게 가려낼 수 있다. 암술대가 꽃 밖으로 나와 있으면 하와이무궁화, 돌출되지 않아도 암술대 끝 부분이 굽어있다면 부용이다.
김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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