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침체로 시세보다 낮은 경매물건이 쏟아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경매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막상 경매 정보를 구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마침 은행들이 경매 재테크에 관심 있는 고객들을 위해 각종 서비스와 상품을 잇따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이나 부동산 경매정보를 제공하고 경락자금을 대출 해주는 ‘옥션클럽 하나’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회원들은 인터넷 부%E동산 경매정보제공 업체인 ㈜디지털태인에 무료 접속, 경매물건 정보의 제공과 권리분석, 예상 낙찰가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물건을 낙찰 받았지만 비용이 부족한 고객은 경락잔금 대출서비스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하나은행은 또 고객이 요청하면 경매법정에 따라가 입찰참여를 도와주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초빙한 변호사나 법무사를 통해 입찰대행 서비스도 제공한다.
신한과 조흥은행은 지난달부터 경매물건을 대상으로 경락잔금을 시세 대비 최고 60%까지 대출해주는 ‘안전경매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경락 받은 사람이 경락잔금을 납부할 때 거래실적이 없이도 경매물건을 담보로 대출을 해준다. 은행권 최초의 권원보험(부동산 물권취득과 관련해 발생하는 손해를 보전해주는 보험) 관련 대출상품으로, 고객이 금리나 상환방법 등 대출조건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이자는 일반대출상품보다 낮은 최저 연 5.15%이며 만기는 최장 30년이다. 근로 소득이 있으면서 국민주택 규모(25.7평 이하)를 경매로 취득한 뒤 1가구1주택 요건을 충족한 세대주가 15년 이상(거치기간 3년 내 포함) 본인 명의로 대출을 받을 경우엔 연말정산 때 이자 납입액의 1,0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대상은 서울 인천 경기 부산에 있는 아파트(신한은행은 근린주택 포함)이며, 금리는 시장금리 연동으로 최저 연 5.15%다. 신한은행은 이와 별도로 경매 전문회사인 인포케어와 제휴를 맺고 경매물건 정보를 인터넷 홈페이지(www.shinhan.com)를 통해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최근 거래고객을 대상으로 1,000명 규모의 ‘경매 투자클럽’ 회원 모집에 나섰다. 이들에게 전국 법원에서 경매절차를 밟고 있는 물건이나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에서 진행 중인 공매물건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전문강사가 진행하는 경매 재테크 강좌도 준비 중이다.
단, ‘경매투자 클럽’에 가입하려면 거래실적에 따라 적립되는 ‘우리멤버스 포인트’가 10만점 이상이거나 지점장에게서 우수고객으로 추천을 받아야 한다.
대구은행은 경매물건에 대한 상담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경매부동산 상담실’을 운영 중이다.
이 상담실을 통해 영업점의 금융상담역, 기업금융역, 대출담당자 또는 여신관리팀에 문의하면 경매참가 절차, 방법, 유의사항 등 경매관련 정보와 등기부등본상의 부동산 현황 파악 및 권리분석 서비스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또 경매참가 물건에 대한 ‘법원 경매물건명세서’의 경매정보 열람 및 경락자금 융자지원 관련 상담업무, 등기부등본 발급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참여를 원하는 고객은 대구은행 홈페이지(www.dgb.co.kr)에 접속해 초기화면에서 법원경매정보 배너를 클릭하면 된다.
경매에 직접 참여하기를 꺼리는 고객 대상의 경매 간접투자 상품도 출시됐다. 현대증권은 법원 경매를 통해 낙찰 받은 물건을 임대해 그 수익을 돌려주는 실적배당 상품 ‘현대 부동산경매펀드1호’를 선보였다. 총 1,000억원 어치가 판매된 이 상품은 최저 가입금액이 100만원이며, 만기는 4년으로 중도환매가 불가능하다.
통상 경매를 통해 부동산을 매입할 경우 시장가격 대비 60~70%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에 그 만큼의 시세차익을 돌려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있는 게 특징이다. 경매에 대한 관심이 계속 높아짐에 따라 다른 금융사도 조만간 비슷한 구조의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 국민은행은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을 대상으로 경매 컨설팅을 해주고 있으며 외환은행은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경매물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투자가치가 높은 경매물건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우수고객 유치 및 고객 서비스 강화는 물론, 은행의 수익성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경매 재테크’관련 상품이 계속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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