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시즌 개막전인 SBS오픈(총상금 100만 달러·우승상금 15만달러) 최종일 경기가 열린 27일(한국시각) 하와이 오하우의 터틀베이골프장 파머코스(파72·6,520야드) 파5 18번홀. 미셸 위(16)의 3번째 어프로치 샷이 마치 볼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처럼 홀 옆에 그대로 멈추자 갤러리는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다.
미셸 위를 프로 도전 이후 최고 성적(공동 2위)에 올려놓은 이 샷은 미셸 위가 지난 겨울 집중한 쇼트게임 훈련의 결실이자 향후 세계 골프계를 강타하게 될 ‘미셸 임팩트’의 진도를 감지하게 하는 묘기였다.
미셸 위의 이날 성적은 2언더파 70타. 비록 역전 우승의 기대는 불발됐지만 미셸 위는 합계 6언더파 210타로 크리스티 커(미국)와 함께 2타차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또 한번 LPGA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나비스코챔피언십의 공동 4위 기록을 뛰어넘어 우승 문턱까지 바짝 다가선 미셸 위의 이번 대회 결과는 성적보다 내용에서 더욱 좋았다. 경험 미숙으로 롤러코스터식 경기를 펼치고는 했던 미셸 위.
하지만 미셸 위는 대회 기간 내내 거센 바람이 몰아친 이번 대회에서 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3일 모두 언더파 성적을 내는 안정적인 경기를 선보였다. 바람을 이기는 기술적인 샷으로 코스 공략에 나선 미셸 위는 이날 샷이 다소 흔들리면서 페어웨이와 그린을 여러 차례 놓쳤지만 그때마다 한층 성숙해진 위기 탈출 능력을 과시하며 선두 추격의 고삐를 놓치지 않았다. 퍼트 미숙은 여전히 고쳐야 할 숙제. 파3 4번홀에서 2m 파퍼트와 파5 9번홀에서 3퍼트 실수로 보기 2개를 범한 것이 끝내 우승 길목을 가로막았다. 미셸 위는 "욕심을 내면서 실수가 있었지만 그래도 고향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 너무 기쁘다"며 즐거워했다.
합계 8언더파 208타로 초대 챔피언(통산 2승)에 오른 제니퍼 로살레스(필리핀)는 "미셸 위는 놀라운 선수다. 그녀 때문에 우리는 더 열심히 해야 할 것"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한희원(27·휠라코리아)은 공동 5위(합계 3언더파), 박희정(25·CJ)은 공동 8위에 오르는 등 한국 선수 3명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미셸 위와 1라운드에서 맞대결을 벌였던 최나연(18·SK텔레콤)은 5오버파 149타로 예선 탈락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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