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강남에 이마트 양재점이 오픈하면서 이 지역은 하나로클럽과 코스트코 홀세일이 맞붙어 경쟁할 ‘할인점 대접전지’로 떠올랐다. 이마트는 강남 주부들의 백화점식 장보기가 편하다는 점을, 코스트코홀세일은 미국식 창고형 세일을 장점으로, 하나로클럽은 한우 등 국산 식품에 대한 경쟁력을 각각 강조하고 있다.
이마트 ‘중소도시의 백화점’을 방불케한다. 주차장 입구부터 롱코트에 중절모를 쓴 도우미가 안내한다. 인테리어도 고급 자재를 쓴 티가 난다. 백화점에서 볼 수 있는 브랴랜드들도 다수 입점해 있다. 수입잡화 멀티숍의 85만원짜리 펜디 숄더백, 65만5,000원짜리 구찌 가방 등이 대표적이다. 골프매장에는 테일러메이드 캘러웨이 필라 나이키 등 각종 브랜드를 고루 갖췄다. 와인매장은 123만5,000원짜리 프랑스 페트뤼스 와인을 비롯해 유기농 와인, 반병짜리 소용량 와인이 즐비하다. 치즈와 와인 잔까지 모아놓았다.
주부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즉석·반조리 식품 코너. 통김치를 얹은 ‘김치 돼지 불고기’, 고등어김치조림, 야채까지 다 채 썰어 담은 해파리냉채, 살아있는 전복 랍스터 키조개 등 반찬들이 장보는 발걸음을 끌어당긴다. 그러나 매장을 찾은 주부들의 가격에 대한 반응은 천차만별이다. 평소 킴스클럽을 다녔다는 반포의 한 주부는 "이마트가 전반적으로 싸다"고 한 반면 양재동에 사는 다른 주부는 "하나로클럽이 더 싸다"고 말했다.
◆ 농협 하나로클럽 = 양재사거리에서 대각선으로 이마트와 맞보고 있다. 딸기가 2,000원(500g)이다. 이마트 오픈기념 가격(750g 3,100원)보다 더 싸다. 산지 직거래가 가능한 농협의 장점이다. 고기에 적힌 코드를 단말기에 입력하면 산지, 사육자 이름, DNA검사결과 등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역시 한우는 하나로클럽이라는 생각이 들 만하다. 40여종의 김치가 망라된 김치매장도 눈길을 끈다. 그러나 오렌지나 바나나 등의 수입농산물이 없고 즉석식품 코너가 약한 게 흠이다.
◆ 코스트코홀세일 = 물건을 높이 쌓아올린 전형적인 미국식 창고형의 이곳은 전혀 다른 분위기다. 야채와 반찬거리는 빈약하다. 하지만 다른 할인점에서 5만8,000원에 파는 삼정이온스탠드가 4만9,900원, 백화점에서 50만원 대에 판매하는 노리다케 그릇 세트가 26만9,900원 등 값은 월등히 싸다. 경기 하남시에서 2~3주에 한번씩 온다는 전모씨는 "평소 장은 가까이 다니지만 필요한 물건을 몰아서 산다"며 "기름값이나 연회비 3만5,000원은 건진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스테이크용으로 두껍게 자른 호주산 등심, 냉동 랍스터, 마당 있는 집에 필요한 조립식 창고 등은 다른 할인점에는 없는 것들이다. 외국생활 경험이 있는 소비자에게 특히 호평을 얻고 있다.
김희원기자 hee@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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