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은 단순한 게 최고다.’
정보기술(IT) 전도사로 유명한 니콜라스 네그로폰테(62·사진) 미국 MIT대 미디어연구소장이 25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LG전자 통합 단말연구소에서 열린 ‘LG모바일 테크놀로지 포럼’에서 휴대폰의 다기능화를 비판하고 나섰다.
네그로폰테 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요즘 휴대폰은 스위스 군용칼 같은 만능 기기로 진화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편리해진 점보다 불편해진 점이 더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휴대폰보다 두꺼운 사용설명서를 예로 들며 "여기 적혀 있는 수많은 기능을 다 써보기는 커녕 내용이 어려워 이해하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안으로 "업체들이 소비자 편의를 위해 제품을 단순화하고 꼭 필요한 기능만 다운로드해 쓸 수 있는 휴대폰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양한 부가 서비스로 수익을 올리려는 이동통신사의 요구에 부합해 복잡한 기능의 제품만 개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네그로폰테 소장은 "휴대폰 업체들이 제품 디자인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제품을 처음 설계할 때 기능만 따질 것이 아니라 ‘패션’을 고려하라"고 충고했다.
그는 또 유럽식(GSM) 휴대폰에 쓰이는 심카드(SIM card) 기능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휴대폰에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심카드는 휴대폰의 자기식별번호를 내장한 칩으로, 유럽에서는 심카드를 옮겨 끼우는 것만으로 간편하게 휴대폰을 바꿀 수 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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