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알코올중독 환자가 병원에 강제입원됐던 것에 앙심을 품고 원무과 사무실에 방화, 병원 직원 4명이 숨졌다.
24일 오후 3시40분께 인천 서구 심곡동 은혜병원에서 지난해 5월3일부터 14일까지 알코올중독으로 이 병원에 입원했던 백모(54)씨가 1톤 포터 차량을 타고 이 병원 정신과병동 앞에 도착, "강제로 입원당해 치료를 받는 바람에 진료비가 많이 나왔다"며 시너가 든 페트병 5개를 1층 원무과 출입구 바닥에 던졌다.
불이 나면서 이 병원 영선부 직원 김형기(51)씨와 간호과장 구일모(38·여)씨, 간호사 박정선(38·여)씨, 원무과 직원 고성애(23·여)씨 등 4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이들은 화재 당시 병원 안쪽 사무실에서 근무, 불이 난 사실을 모르는 바람에 미처 빠져 나가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또 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 4명도 연기에 질식돼 다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불은 원무과 내부 40여평을 절반쯤 태우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20여분 만에 진화됐다.
경찰은 "백씨가 ‘지난해 술에 취해 자고 있었는데 아내가 경찰에 신고, 강제입원시켰다. 지난주 담당의사를 찾아가 강제입원시킨 이유를 물었으나 조롱당했다’고 말했다" 고 전했다. 백씨는 범행 후 약물을 먹고 자살을 기도했다가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