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4시간도 모자란 저에게 다들 억척 아줌마라고 하지만 애들만 보면 힘이 납니다. 눈이 나쁘면 안경을 쓰는 것처럼 몸이 불편해 휠체어를 타는 것은 잘못이 아니라고 가르치지요.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도 가고, 꿈도 이룰 겁니다."
열 살 난 쌍둥이 최환석, 우석군을 키우는 어머니 정은희(40·대전 서구 월평동)씨는 24일 오후 방바닥을 기어 온 두 아이를 품안에 꼭 끌어안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형제는 임신 7개월째 양수가 미리 터지는 바람에 뇌출혈로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았다. 둘 다 일곱 살이 될 때까지 탈장 수술 등 3차례나 대수술을 받았고 걸핏하면 폐렴에 걸렸다.
정씨는 돌이 지난 다음부터는 아이들이 반응을 보이든 보이지 않든 하루 다섯 권씩 동화책을 읽어 줬다. 특히 주변에서는 "특수학교에 보내라"고 했지만 집을 가까운 곳으로 옮겨 남들처럼 일반 학교(갑천초등학교)에 보냈다.
그는 매일 아침 양손에 2개의 휠체어를 밀고 쌍둥이를 학교에 데려다 준 뒤 돌아왔다가 2교시 끝날 즈음에 다시 가서 아이들을 화장실에 데려간다. 4교시 후 급식을 먹여주고, 방과 시간에 맞춰 다시 데리러 간다. 그런데 1.3kg으로 태어났던 아이들이 35kg까지 늘자 수발을 들면서 허리와 팔, 다리의 통증이 극심해졌다. 정씨는 "아이들이 수술을 받을 때면 내 짐을 대신 짊어지고 가는 것 같아 참 미안했다"고 말했다. 형제는 매일 4~5권의 책을 읽고, 인터넷 검색에도 능숙하다.
정씨는 고통 속에서 행복을 보고 있었다. 대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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