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조사에서 지지도가 상승하는 등 힐러리 로담 클린턴 미 상원의원(민주ㆍ사진)의 주가가 갈수록 뛰고 있다. 힐러리 의원은 2008년 대선 출마를 아직은 부인하고 있지만, 대선 걸림돌인 보수파 달래기에 나서는 등 행보를 넓히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반 힐러리 모임까지 구성하며 견제에 나섰다.
뉴욕주 시에나 대학이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유권자 1,125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1%가 차기대선에서 여성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으며, 53%는 힐러리 의원이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의 출마에 찬성하는 의견도 42%로 높게 나왔다. 힐러리 의원은 10일 실시된 USA투데이와 CNN방송의 여론조사에서도 40%의 지지율로 민주당 대선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인기를 누렸다.
이 같은 여론의 지지와 함께 주목되는 것은 힐러리 의원의 탈 자유주의적 행보다. 그는 존 케리 의원의 대선 패배에 자극받은 듯 ‘도덕적 가치’ 문제에서 보수파를 끌어안으려 하고 있다.
‘종교 우파’의 행사에 참석해 신앙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는 것은 물론 낙태, 동성결혼 문제에 대한 민주당의 정책을 덜 강조하고 있다. 1월 낙태옹호 집회에 참석해서는 “신앙에 기초한 구상들을 지지하는 것과 정교분리는 모순되지 않는다”며 낙태 반대론자에 대한 존경을 표하고 “낙태는 많은 여성들에게 매우 슬프고 비극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낙태는 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권리’란 민주당 정강과는 많이 벗어난 발언이다. 영국 더 타임스는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자유주의자 힐러리 의원이 중도성향으로 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22일 이라크를 방문해서는 “미군의 철군시기를 정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정책에 동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보수진영에서도 힐러리 의원에 대한 반감이 줄어들자, 위기감을 느낀 공화당은 아예 2006년 상원의원 선거에서 그를 낙마시킨다는 계획을 짜고 있다. 공화당 전략가인 아서 핀켈스타인은 이를 위해 ‘지금 그를 정지시켜라’라는 정치행동위원회(PAC)를 결성해 1,000만 달러 모금을 추진 중이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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