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64비트 PC’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미국 AMD에 이어 인텔도 PC용 64비트 중앙처리장치(CPU) 제품을 선보이며 64비트 대열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이제 64비트 윈도 운영체제만 출시되면 386 PC 이후 10년간 지속된 32비트 시대는 종막을 고하게 된다.
인텔코리아는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PC용 CPU 신제품 ‘펜티엄4 6xx’ 시리즈 4종과 3.73㎓ 속도의 ‘펜티엄4 익스트림 에디션’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제품은 64비트와 32비트를 모두 지원하며, CPU 1개로 2개의 효과를 내는 ‘하이C퍼스레딩’(HT) 기술을 탑재했다. 64비트 CPU는 32비트 제품보다 복잡한 수 계산 능력이 훨씬 뛰어나 멀티미디어와 3차원(3D) 게임 등에서 1.5~2배 가량의 성능 향상이 있다.
이번 제품은 인텔이 발표한 첫번째 64비트-32비트 호환 제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64비트 기능 자체는 그다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인텔은 이미 2001년 서버용 ‘아이테니엄’ CPU에서 64비트 기능을 선보였고, 경쟁자 AMD도 2003년 세계 최초의 64비트-32비트 호환 기능의 ‘애슬론64’ CPU를 발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CPU 공급 업체인 인텔이 64-32비트 호환 CPU를 출시함에 따라 64비트 PC의 보급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국내외 PC업체들은 AMD가 주도해온 64비트 PC에 냉담한 반응을 보여왔다. 64비트의 성능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64비트 운영체제가 나와야 하는데, 세계 PC시장의 기술 표준을 좌지우지하는 인텔이 64비트 지원을 미루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윈도XP 64비트 에디션’의 출시를 1년 이상 늦춰왔기 때문이다.
인텔코리아 김명찬 사장은 "최근 대용량 멀티미디어 활용이 늘어나면서 고성능 PC에 대한 요구도 증가, 64비트 제품 출시를 위한 시장 상황이 무르익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MS는 올해 상반기중 64비트 윈도를 선보일 계획이며, 삼성전자와 LG전자 삼보컴퓨터 등 국내 주요 PC 생산업체도 4월 중에 64비트 PC를 출시키로 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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