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관이나 개인 투자자에 비해 월등한 수익률을 내는 것으로 알려진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전에 자신들만의 내부 정보를 갖고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입증됐다.
또 외국인이 투자하면 관련 종목의 수익률이 평균 3배 가량 높아지며, 개인 투자자들이 외국인의 투자 전략을 그대로 추종할 경우에도 수익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증권연구원에 따르면 2003년 1·4분기 중 삼성전자 포스코 한국전력 등 28개 종목에 대해 외국인의 매도·매수에 따른 주가 변화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은 국내 투자자들이 모르는 정보를 갖고 주식을 사거나 파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인이 주식을 팔기 전에는 28개 조사대상 종목의 수익률이 -0.06%였으나, 외국인이 매도에 나선 뒤에는 평균 수익률이 -0.12%로 두 배나 떨어졌다.
또 주식을 사기 전에는 관련 종목의 평균 수익률이 0.07%에 머물렀으나, 매수를 시작한 뒤에는 수익률이 0.22%로 3배 이상 높아졌다. 증권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량 매매 전후에 나타나는 수익률의 차이는 주로 외국계 증권회사를 통한 이들의 거래가 공적 정보가 아닌 사적 정보를 반영하고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요컨대‘외국인들은 국내 투자자가 모르는 자신들만의 정보를 공유하며 투자하고 있다’는 시중 소문이 사실이라는 것이다.
증권연구원은 또 국내 투자자들이 외국인들의 투자 행태를 쫓아갈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플러스 수익률을 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매도·매수 모두에서 외국계 증권회사를 추종하면 플러스 수익률을 낼 수 있지만, 특히 매수할 때의 추종매매 수익률이 매도 추종매매보다 높았다는 것이다.
특정 종목의 매도 상위 5개사가 외국계 증권회사로 확인될 경우, 국내 투자자가 관련 주식을 공매도한 뒤 60분이 지나 매수하는 전략을 반복하면 평균 0.10%의 수익률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국계 증권회사가 주식을 살 경우, 관련 주식을 공매수했다가 60분 뒤에 주식을 매도하면 평균 0.1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외국인 추종전략은 거래량이 많은 종목일수록 수익률이 높았다. 28개 조사대상 종목을 일평균 거래량 기준으로 구분할 경우 거래량이 많은 종목의 매수 추종 수익률은 0.21%, 거래량이 중간인 종목은 0.19%, 거래량이 적은 종목은 0.16%로 나타났다. 매도 추종전략을 펼 경우에는 거래량이 많으면 수익률이 0.12%로, 거래량이 중간인 경우(0.09%) 보다 0.03%포인트 높았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