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잊어버릴까 봐 나왔다."
노무현 대통령(사진)이 22일 국무회의에서 한 인사말이다. 노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한 게 무려 한달 보름 만이니 이런 인사가 나올 법 했다. 노 대통령은 "제가 국무회의에 안 나오니까 대통령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장관들도 대통령 얼굴을 잊어버린다고 해서 얼굴이나 보고 인사도 나눌 겸 왔다"고 말했다.
이런 조크성 인사로 좌중에는 부드러운 웃음이 번졌다. 특히 노 대통령은 지난 4일 눈꺼풀 수술 후 부기가 채 빠지지 않았으나 착용해온 안경을 이날 쓰지 않아 편안한 표정이었으며 이 때문인지 국무회의 분위기도 시종 여유로웠다.
더욱이 노 대통령은 민감한 정치 쟁점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회의 시작 때 "중요한 얘기가 있다"고 운을 뗐으나 회의 말미에 "정책품질, 정책홍보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만 강조했을 뿐 하고 싶은 말을 자제하는 듯했다. 쟁점에 대해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 또 다른 논란을 만들었던 과거의 스타일과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노 대통령이 이처럼 국무회의 주재를 자주 하지 않는 이유는 ‘일상적 국정은 총리에게 맡긴다’는 분권형 국정운영 기조에 따른 것. 이해찬 총리에게 확실히 힘을 실어주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청와대 김종민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한달에 한번쯤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그런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광덕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