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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흥 신임 辯協회장/ "사법개혁 되레 改惡될수도" 로스쿨 제도 등 정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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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흥 신임 辯協회장/ "사법개혁 되레 改惡될수도" 로스쿨 제도 등 정면 비판

입력
2005.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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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흥(62·사시 8회·사진) 신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현 정부 들어 대법원이 추진하고 있는 사법개혁 방안에 대해 "특정 정파를 위한 개악(改惡)이 될 수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해 향후 사법개혁 추진 과정에서 마찰을 예고했다.

변협은 21일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단독 출마한 천 후보를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천 회장은 취임사에서 "이공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더니 로스쿨 제도를 도입해 법학도서관, 모의법정에 수백억원을 쏟아 붓는 게 개혁이냐"며 "국민의 이름을 빌어 인기에 영합하거나 특정 정파를 위한 개악은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로스쿨 제도에 대해 "대법원과 법무부가 반대 입장에서 어느날 갑자기 찬성으로 돌아섰다"며 "법학교육 정상화보다 변호사 대량 생산이라는 다른 의도가 숨어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천 회장은 "정치권의 잘못을 비판하는 것이 변협의 본래 모습"이라며 "4대 쟁점법안 등으로 민생이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상황에서 ‘짠맛을 잃은 소금’이 되지 않도록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법관 인선에 대해 "여성이거나 젊다는 이유로, 또는 ‘이상한 판결’을 몇 번 했다고 대법관으로 선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해 이른바 ‘개혁 성향’ 인사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변호사 수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변호사의 생존권을 무시하면 양질의 법률 서비스도 무너진다"며 "변호사의 공익 의무도 중요하지만 변호사 강제주의, 법률상담 유료화 등을 통해 변호사 권익 수호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속 변호사들의 이익 옹호에 치중해 변호사 단체의 공익성이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한 변호사는 "변협이 직역(職域) 이기주의 집단으로 비칠 경우 사법개혁과 대법관 교체 등 법조계에 산적한 현안에 대한 논의에서 변두리로 밀려날 수 있다"며 "변호사계 내부뿐 아니라 바깥에서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도 의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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