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사마에 보아를 합쳐도 리니지만 못했다."
국내 게임 시장 규모가 연간 4조원 대를 넘어서면서 전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통적인 연예오락업종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류 열풍’의 주역인 영화와 음악 산업은 국내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3년 기준 국내 게임시장의 규모는 3조9,387억원으로 영화·음악 시장(1조8,244억원)의 2.2배에 이르렀다. 지난해 추정치에서는 게임시장 규모가 4조원대를 가뿐히 넘어서며 양 업종간 격차는 2.4배로 확대됐다. 전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도 68%에 이르러 게임이 명실상부한 ‘엔터테인먼트의 제왕’ 자리에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측은 "국내 게임 시장은 2003년 이후 매년 11~15%대의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게임이 연평균 40% 가량 커지면서 전체 게임시장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반면 음악 시장은 2000년 4,554억원을 정점으로 지난해 3,735억원의 매출을 기록, 18% 가량 축소됐다. 영화 부문은 1999년 이후 몰아친 국산 영화붐에도 불구하고 비디오와 DVD 판매량이 줄면서 5년간 전체 시장 성장률은 26%에 그쳤다.
게임 산업과 전통 연예오락 산업간의 희비는 각 업종 대표 기업들의 실적에서도 뚜렷하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2,468억원의 매출에 1,08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CJ엔터테인먼트의 매출액은 1,184억원, 영업이익은 8억원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이라는 신조류에 대한 상반된 대응이 이 같은 차이를 낳았다"고 해석했다.
게임 산업이 온라인 게임으로 방향을 바꿔 대박을 터뜨린 반면, 영화·음반 업계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콘텐츠 유통 방식에 얽매여 실기(失機)했다는 것이다. 음반업계의 주 타깃인 10대와 20대가 인터넷 게임에 대한 지출을 늘리면서 음반 구매에 쓰는 비용을 줄인 것도 이 같은 차이를 낳은 것으로 지적됐다.
연예제작자협회 관계자는 "해외에서 한국 대중가요와 영화가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인터넷 인프라 보급에 따라 국내와 같은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며 "유·무선 인터넷을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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