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량이 3,000㏄를 훌쩍 넘는 초대형차 시장에서 토종 국산차와 프리미엄 명품 수입차의 한판 승부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초대형차 부문(세그먼트·3,000㏄ 이상)에서 수입차 비중이 40%에 육박하자 최근 차세대 비밀 병기인 람다엔진을 장착한 에쿠스 3.8을 전략적으로 출시하며 수성에 나섰다. 이 같은 경쟁은 고품격 고객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어 주목된다.
현대차는 최근 국내 최고급 세단인 에쿠스 2005년형 모델(3.5, 3.8, 4.5)을 내 놓았다. 특히 새로 추가된 3.8모델에 차세대 대형 승용엔진진으로 개발한 6기통 람다엔진을 탑재, 상품성과 편의성을 대폭 향상시켰다는 설명이다.
람다엔진은 그랜저XG 후속 TG(개발 프로젝트명)에 장착하기 위해 현대차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해온 첨단 엔진이다. 실제 에쿠스 3.8에 얹혀진 람다엔진은 프리미엄 수입차와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최고 출력 252마력, 연비 7.6km/ℓ의 기본 성능에 반영구적 내구성과 정숙성, 친환경성 등을 자랑한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배기량에 따라 다소 구별됐던 전면부 그릴을 4.5모델의 전면부 그릴로 통일했고 최첨단 스마트키 시스템으로 편의성과 보안성도 강화했다. 판매가는 세단형의 경우 4,157만~7,310만원, 리무진형이 7,476만~8,660만원이다.
현대차가 이처럼 에쿠스 3.8을 전격 선 보인 것은 최근 경기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데다 초대형 프리미엄 세그멘트에서 수입차가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배기량 3,000㏄ 이상 승용차는 모두 2만6,408대에 달한다. 이중 국산차가 1만6,201대로 61.3%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고 수입차는 1만207대로 38.7%를 차지했다.
전체 승용차 시장의 수입차 점유율 2.6%와 비교하면 수입차가 초대형 세그멘트에서 초강세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수입차 브랜드의 점유율 확대는 올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세계적인 프리미엄 브랜드가 올해 한국 시장에서 초대형 세그멘트 공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달말 최고급 세그먼트인 배기량 3,500㏄의 CLS350을 내 놓는다. CLS는 우아하고 고급스러우며 세련된 차라는 뜻이다.
아우디코리아도 내달 12기통 엔진에 시속 100㎞ 도달 시간이 5.2초에 불과한 4륜구동 시스템의 A8L 6.0을 출시한다. 아우디의 A8L은 BMW의 760Li, 메르세데스 벤츠의 S600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초대형 최고급 세단이다.
BMW그룹코리아도 개별 고객의 취B향에 따른 주문 판매를 강화해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고 하반기엔 7시리즈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세계적인 프리미엄 브랜드와 힘겨운 승부를 펴야 할 국내 업체들은 가격과 서비스에 승부를 걸고 있다. 현대차가 2005년형 에쿠스를 내 놓으며 VIP프로그램을 확대키로 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에쿠스 고객이 서비스센터 입고 후 정비하는 데 하루 이상이 걸릴 경우 수리 후 차량을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보내 주고 보증 수리 기간도 엔진과 변속기는 5년/10만㎞를 보장키로 했다. 소모성 부품과 엔진 오일 교환은 3년/6만㎞까지 무료이고 장거리 출장 중 차가 고장났을 때는 호텔 경비까지 제공한다. 또 차량 구입 후 4년이 지나면 정밀 성능 검사도 해 준다. 이밖에 텔레매틱스 시스템인 ‘모젠’에 가입하면 차량 도난시 위치추적, 에어백 전개시 자동으로 긴급구조 신고, 차량 키가 없을 때 원격 도어 조정, 도난 경보기 작동시 휴대폰 문자메시지 전송 등의 서비스도 제공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와 수입차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고객들은 더 많은 선택의 폭과 서비스를 누리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경쟁은 국산차의 경쟁력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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