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기만 하던 금리가 조금씩 상승기미를 보이고 있다. 철저히 금리 하락기에 맞춰졌던 ‘재테크 안테나’의 방향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은행거래 외에 별 다른 재테크 수단이 없는 안정선호 고객은 금리 상승과 은행 예금·대출간의 상관관계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지난 연말 3%대 초반이던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최근 4.2~4.3%로 급등하는 등 시장금리가 전반적인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은행들도 모처럼 예금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국민과 하나은행이 0.1%포인트, 농협이 0.15%포인트, 우리은행이 0.2%포인트, 제일은행이 0.3%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했다.
그러나 예금 가입을 고려한다면 조금만 더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아직 금리 인상을 결정하지 않은 은행이 많은데다 예금금리는 시장금리 인상 이후 조정기를 거친 뒤 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금리가 단기간 내에 다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상당수 은행들이 연 4.0% 금리의 특판예금을 팔고 있는 씨티은행이나 연 4.2% 고금리의 특판예금을 내놓은 기업은행의 뒤를 이어 특판예금 출시를 고려 중이라는 점도 예금 가입시기를 미뤄야 하는 중요 이유다.
장래의 금리변동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면 단기 상품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표적 단기 상품인 복리식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1개월, 3개월 단위로 예금을 예치한 뒤 만기가 되면 예치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연 3.5%의 3개월 만기 정기예금에 5,000만원을 넣고 3개월 뒤 예금금리가 오른다면 가입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예금금리가 떨어져도 원래 약정 이율로 원금과 이자를 모두 찾을 수 있어 리스크가 적다. 머니마켓펀드(MMF)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 초단기 상품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반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고 한다면 서두를 필요가 있다. 특히 중요 지표금리인 91일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에 연동돼 실시간으로 금리가 조정되는 주택담보대출 등의 상품은 금리가 매일 달라지기 때문에 더 오르기 전에 대출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신규 대출 고객은 빌릴 때 금리가 확정되는 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금리 하락기에는 변동금리 상품이 유리하지만, 지금과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대출 이자가 덩달아 뛰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은 연 5.95%의 금리가 적용되는 대표적인 고정금리 상품이다. 시중은행에도 일정 기간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자체 모기지론 상품이 있다.
이미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고객이라면 고정금리 상품으로 전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단, 이 경우 중도해지 수수료가 적용될 수 있으므로 전환에 따른 이익과 중도해지 수수료 규모를 비교해 어느 것이 더 이익인지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박진석기자 jseok@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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