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회복 청신호에도 불구하고 주요 경제연구소는 경기회복이 앞당겨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비회복 등의 청신호는 지난해 말부터 예견돼 왔던 것으로 크게 호들갑 떨 이유가 없다는 시각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일 ‘2005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분위기가 개선되고는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세로 전환됐다고 단정하기 힘들다"며 지난해 11월 전망한 올 성장률 전망치 3.7%를 유지했다.
연구소는 지난해 실질임금 증가율이 1.7%로 전년의 5.5%에 비해 크게 낮아졌고 원화 상승, 고유가 등으로 대외여건은 지난해보다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백화점 매출이 확대되고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주요 대기업의 특별 상여금 지급 등 일시적인 효과때문이며 국제유가는 배럴당 40달러를 넘어서는 등 오히려 상승세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이에 따라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를 2.1%에서 2.6%로, 설비투자는 3.9%에서 4.3%로 소폭 상향 조정했지만 건설투자는 2.4%에서 1.8%로 오히려 낮췄다.
또 한국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금융연구원 등도 현재 상태에서 올해 경제전망을 상향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민간소비가 지난 2년간의 감소세에서 연초 들어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회복하고 있지만 급격하게 좋아지기는 힘들어 지난해 12월에 내놓았던 올 성장률 전망치 4.1%를 상향조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본부장은 "1월 경제지표는 일부 좋지만 여기에는 대기업 성과급과 설 특수라는 계절적 요인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긴 설 연휴가 있는 2월에는 산업생산과 소비가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금융연구원 박종규 거시경제팀장도 "소비심리가 지속성을 가지고 있는 지와 얼마나 탄력을 받을지를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당장 경제 전망을 올릴 필요성은 못 느낀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도 정보기술(IT) 경기의 회복이 더디고 환율 하락으로 기업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으며 소득 양극화와 신용불량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경제전망을 상향조정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이들 연구기관은 그러나 선진국 경기가 예상외로 빠르게 회복될 수 있어, 국내 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열어놓았다. LG연구원의 신민영 연구위원은 "내수가 급격히 좋아지지는 않겠지만, 선진국들의 경기 전망이 개선되고 있어 수출은 더 좋아질 수 있다"며 "좀 더 지켜본 뒤 경제 전망 상향 조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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